해당 보고서는 반기별로 발간되며, 이번 호에서는 2019년 2분기(4~6월)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2019년 2분기 모태 출자펀드는 401개(19.7%QoQ)의 기업 및 프로젝트에 총 7,955억 원(52.7%QoQ)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바이오/의료(2,340억 원, 109.0%QoQ), ICT서비스(1,993억 원, 73.7%QoQ), 유통/서비스(1,246억 원, 6.1%QoQ) 산업에 속한 기업 및 프로젝트에 1천억 원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지며 전체 투자의 70.1%를 차지하였다. 단일 기업 투자 규모로는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업체가 2분기 최고 투자금액을 유치하였다. 2분기 전체 평균 투자금액은 19.8억 원으로 전분기 업체당 평균 투자금액인 15.6억 원을 상회하였다. 2분기 메가딜(기업당 투자금액 합계 100억 원 이상)은 10건으로 전분기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투자기업 수가 가장 많은 산업은 6개 분기 연속 ICT 서비스 산업으로 총 103개의 업체에 평균 19.3억 원이 투자되었다. 그 다음으로는 바이오/의료 산업에 속한 89개의 기업 및 프로젝트에 평균 26.3억 원(34.2%QoQ)이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 대비 평균 투자금액이 상승한 원인은 ① 대체적으로 평균 투자금액이 높은 바이오/의료 분야에 대한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으며, O2O 및 공유경제 붐으로 인해 ② 부동산/임대 분야에 업체당 평균 50억 원 이상 투자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림 1] 2019년 2분기 산업별 모태 출자펀드 투자 현황
출처 : 한국벤처투자
[표 1] 2019년 2분기 모태 출자펀드 산업별 벤처투자 현황
출처 : 한국벤처투자
[표 2] 2019년 2분기 산업별 주요 투자 KEYWORDS
출처 : 한국벤처투자
미국드라마 ‘실리콘밸리’를 보면 주인공이 내놓은 베타버전에 모니카(주인공이 창업한 회사의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였으며 창업 초기부터 함께해온 VC)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주인공이 매우 초조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모니카는 자신의 판단이 항상 옳지만은 않다고 위로하며 비밀스럽게 “부끄럽지만 나는 ‘슬랙’ 투자건도 놓쳤는걸요.”라고 이야기한다. 이 장면을 보고 나면 ‘슬랙’ 투자 건이 얼마나 대단한 이벤트였는지 궁금해진다. 아니나 다를까 슬랙은 최근 뉴욕 증시 상장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따라서 이번 2019년 2분기 투자 산업 트렌드 분석에서는 상장 이후 줄곧 주목받고 있는 슬랙(Slack)의 사례를 바탕으로 클라우드 기반 협업툴 분야를 검토해보고자 한다.
6월 20일(현지 시간 기준) 이루어진 슬랙(Slack)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은 우버, 리프트, 에어비앤비 상장과 함께 주목받는 이벤트 중 하나였다. 슬랙은 주당 26달러로 상장되어 상장 첫날 23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기록했다. 이는 마지막 라운드 투자 당시 기업가치인 71억달러의 3배가 넘는 수준이며, 현재 슬랙의 주가는 30달러 중반을 웃돌고 있다.
슬랙은 미국 내 B2B SaaS 업체 투자 열풍에 힘입어 Accel Partners, GV, Softbank, Horizons 등의 유수 VC로부터 투자를 받아왔다. 또한 MS,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IT 기업의 클라우드 생태계 확장 전략의 하나로 상장 이전부터 인수 시도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슬랙은 IPO를 통해 독자성을 내세우며 구글, MS와 같은 대형 업체들과의 경쟁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그림 2] 슬랙 펀딩 히스토리
출처 : Pitchbook
슬랙은 클라우드 기반 협업 툴로 2013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하여 불과 6년 만에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핫한 업무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슬랙은 업무에 필요한 파일, 정보, 대화 등을 주고받을 수 있는 메신저와 같은 기능을 하며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툴을 대체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림 3] 슬랙 일일사용자 통계
출처 : 슬랙 홈페이지
슬랙과 같은 클라우드 기반 협업툴은 SaaS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업무 자료, 메시지 등을 공유, 저장할 수 있도록 하여 조직원들 간의 업무 협업을 용이하게 해주는 도구다. 불필요한 전달용 문서 작성, 보고 등의 과정이 생략된 협업툴은 그 자체로 조직원들 간의 소통 간격을 좁히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는 1980년대 PC 등장 이후로 [그림 4]과 같이 꾸준히 발전해오는 모습을 보였는데, 2010년 이후부터는 스마트워크의 보편화, 클라우드테크의 발전과 함께 UC&C(Unified Communi-cation & Collaboration) 솔루션으로서 협업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그림 4] 업무 효율화 흐름도
[그림 5] UC&C 솔루션
출처 : 유엔젤 동향 리포트
미국 시장 조사 기관 IDC에 따르면 세계 협업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매년 20%의 성장률을 보이며 2017년 23.5억 달러에서 2022년 58.3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본론에서는 협업툴 시장의 구체적인 성장 요인 및 관련 키워드를 살펴보고, 협업툴 기업들이 당면한 향후 과제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그림 6] 세계 협업 소프트웨어 시장 전망
출처 : IDC, 2018
신속하게, 유연하게, 투명하게
기존의 제조업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산업 구조가 고도화될수록 기업은 이전보다 많은 변화에 대응해야한다. 이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국내 일부
대기업 내에서도 팀 또는 프로젝트 중심의 일처리가 확산되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림 7] 팀 네트워크 방식 변화
출처 : 2017 Deloitte Global Human Capital Trends, Deloitte University Press
특히, 팀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산업군(IT, Medical, Media 등)이나 혁신 지향적인 중소·벤처기업일수록 유연하고 빠른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슬랙이 개발자와 SMEs(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도 개별 산업 및 기업 규모의 특수성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림 8] 회사 규모별 협업채팅 어플 도입 현황
출처 : spiceworks
한편, 개방적인 데이터 공유와 협업은 내부적으로 직원들 간의 신뢰 및 유대를 강화시켜준다는 장점이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업무 공유를 통해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300개 이상의 글로벌 조직에서 40,000명이 넘는 응답자가 참여한 2013 TINY pulse Employee Engagement Survey에 따르면 직원들의 행복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요소는 ‘투명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현대 사회에 서는 직원들이 회사에 기대하는 바가 예전과 다르며, 협업툴은 오늘날 근로자들이 요구하는 업무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로서의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오래 일하지 말고 깊게 일하라, Deep work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및 유연근무제 적용 기업 증가에 따라 근무 시간 중 업무 몰입도를 높이자는 취지의 ‘딥워크(Deep
work)’를 강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 NHN엔터테인먼트 등 많은 기업에서 딥워크 캠페인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업무 생산성 향상’이다. 업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그래프로 정리해보면 주 52시간 근무가 의무화된 상황에서 기업들은 오래 일하는 환경보다 깊게 일하는 환경 조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걸 알 수 있다. [그림 9], [그림 10]
[그림 9] 김 대리의 하루
출처 : 대한상공회의소, 맥킨지
[그림 10] 커뮤니케이션 오류 해결에 사용하는 시간 & 지식근로자의 업무별 소요 시간
출처 : 콜라비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으로 봤을 때 협업툴 사용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좋은 도구다. 협업툴을 사용하는 경우 불필요한 회의, 전화 등 컨택 비용과 커뮤니케이션 오류, 지연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소셜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소통 및 협업을 원활하게 했을 때, 전체 업무시간 중 이메일 대응, 자료 검색, 내부 커뮤니케이션 시간을 줄여 총 20~25%의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협업툴은 이러한 기존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보다 한층 발전된 업무 전용툴로 더 큰 생산성 향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는데, 그 이유는 협업툴이 이메일, 전화, SNS 등 모든 기능을 아우르면서 사적으로 이용하는 소통 툴(카카오톡, 전화 등)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일과 삶의 완전한 분리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그림 11] 소셜 네트워킹을 이용한 소통, 협업의 생산성 향상 효과
출처 : Mckinsey Global Institute
실제로 맥킨지 서베이에 따르면 메시지 기반 플랫폼을 사용하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사적 영역과 혼재되어 사용될 수 있는 기존 커뮤니케이션 툴(이메일, 전화, 문자 등)의 사용빈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12] 업무 중 각 툴을 기반으로 한 소통 비중
출처 : Mckinsey Digital 홈페이지
스마트워크, 긱이코노미, BYOD
협업툴의 사용 증가의 또 다른 배경은 업무 방식의 변화이다. 오늘날 많은 사업장에서는 사무실 기반 업무 형태에서 탈피한 다양한 고용 형태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온라인, 모바일 문화가 확산되어 사무실 외의 공간에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프리랜서가 증가하고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216개 사업체 및 1,700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018년 스마트워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바일 오피스, 재택 근무 등을 포함한 스마트 워크에 대한 수요가 모두
전년에 비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13]
[그림 13] 유형별 스마트 워크 필요성
출처 : 한국정보화진흥원 보도자료
이처럼 ‘스마트워크(Smart Work)*’,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온디맨드 이코노미(On-demand Economy)***’, ‘BYOD(Bring Your Own Device)****’ 등의 단어로 대변되는 노동시장의 트렌드에 발맞추어 기업은 업무 효율성 향상, 양질의 인력 확보를 위해 물리적인 제약 없이 프로젝트 참여 인력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생겼다.
* 스마트워크(Smart Work) :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체제
** 긱 이코노미(Gig
Economy) : 특정 업무 또는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노동력이 유연하게 공급되는 경제 환경
*** 온디맨드 이코노미(On-demand Economy) : 수요자가 요구하는 대로
서비스나 물품 등이 온라인 또는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되는 시스템
**** BYOD(Bring Your Own Device) : 개인이 소유한 스마트 기기를 가져와 업무에 사용하게
하는 것
글로벌 업체 살펴보기
영미권 국가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든 해외 시장에서는 대형 IT 기업과 신생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대형 IT 기업의 경우, 오피스,
행아웃, 메신저 등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존 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신생 기업은 확장성, 최적화 가능성, 특정 산업군 타켓팅 등 각자의 서비스가 가진
강점을 셀링 포인트로 내세우는 편이다. 협업 소프트웨어의 사용 요금은 보통 사용자 1명당 월정액으로 부과되는데, 비슷한 수준의 기능을 가진 서비스인 경우 가격적인 측면에서 큰 차별성은 없는 편이다.
[표 3] 해외 기업의 주요 협업툴 서비스 비교
출처 : 한국벤처투자
* 요금은 ’19. 7월 말 기준으로 향후 각 회사의 정책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국내 업체 살펴보기
앞서 협업툴 시장을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소개하였으나, 이에 못지 않게 국내 주요 플레이어들의 행보도 주목할만하다. 카카오, 네이버에서는 각각 아지트,
라인웍스라는 서비스를 출시하여 사내 사용을 의무화, 자체적인 피드백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그 외에도 팀업(이스트모바일), 잔디(토스랩), 콜라비(콜라비팀) 등 벤처기업이 개발한 다양한
협업툴이 존재하며, 유명 업체의 서비스 못지 않게 많은 사업장에서 채택되고 있다. 이처럼 여러 국내 업체가 글로벌 기업이 서비스하기 어려운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여가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 중 하나이다.
# 클라우드테크
클라우드 컴퓨팅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필요한만큼의 컴퓨팅 자원을 네트워크를 통해 사용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프라 구축 비용 절감,
유연성, 효율성 증가 등의 장점으로 인해 사용이 증가하기 시작했으나, 이제는 빅데이터, AI 등 고도의 기술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거듭나고 있다. 세계적으로 ICT 산업의 패러다임이 기존 구축형
방식에서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높은 클라우드 도입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국내 도입률은 17.2%로 이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삼성, 현대,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도 클라우드 전환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므로 후발 주자로서 주요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는 과정에서 높은 국내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림 14] 2018년 OECD 국가별 기업 클라우드 사용률
출처 : OECD, ‘ICT Access and Usage by Business’ 가공
주1) 2018년 실적이 없는 경우 최신 실적 적용(호주 : 2016,
캐나다 : 2017, 아이슬란드 : 2014, 일본 : 2017, 한국 : 2017, 멕시코 : 2012, 스위스 : 2017, 브라질 : 2017)
주2) 2019년 8월 초 기준
데이터
# B2B
협업툴에 적용할 수 있는 또 다른 키워드는 B2B다. 개인 고객을 상대로 하는 B2C비즈니스와는 다르게 B2B는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한다. 일반적으로 B2B기업은
B2C기업에 비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B2B 비즈니스는 쉽게 취향이 달라지는 개인 고객들과는 달리 제품에 대한 신뢰를 우선시하는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상품의 가격적인
측면보다는 질적 측면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또한 B2B기업은 B2C기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투자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B2B기업은 그 기업가치가 B2C기업에
비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편이다.[그림15]
[그림 15] B2B기업과 B2C기업의 Pre-IPO부터 IPO 이후 단계까지 기업가치 변화
출처 : Top Tier Capital Partners 홈페이지
# 협업툴 시장 전망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협업툴 시장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첫째는 시장 선점 이슈이다. 협업툴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는 슬랙은 여전히 클라우드 호스팅이 미국 내에 국한되어 있어 글로벌 기반 호스팅 구축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고,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아 국내 서비스의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
협업툴은 개인적으로만 사용하고 교체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한번 익숙해지면 새로운 툴로 전환하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초기 단계인 국내 협업 시장에서 누가
시장점유율을 가져갈 것인지는 중요한 문제다.
둘째는 확장성이다. 협업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체 소프트웨어만을 고집하기보다 기존 써드파티 업무 프로그램과 연동하여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 확대하는 것 이 유리하다. 슬랙의 장점 중 하나도 기존에 존재했던 수많은 업무 툴을 슬랙이라는 플랫폼에 연결시 켰다는 점이다. 슬랙은 드롭박스, 스카이프, 줌, 깃허브, 아사나, 트렐로 등 전방위적인 툴 수용력을 보일뿐만 아니라, API 제공을 통해 개발자들이 자신만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이 처럼 협업툴이 단순히 또 하나의 도구로 남느냐,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냐는 제품의 확장성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셋째는 보안이다. 클라우드 기반 협업툴은 클라우드 생태계에 속해 있는 사업 영역이므로 여전히 지적되고 있는 클라우드 보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외부에 회사의 민감한 정보들을 저장한다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과 함께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 시장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직 클라우드 체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는 단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기도하다. 한편 소프트웨어 자체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에도 보안은 여전히 문제가 된다.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산업군(의료, 공공, 금융기관 등)이나 업무(M&A, 인사 등), 또는 대규모 조직의 경우, 부서에 따라 공개되어야 하는 정보의 범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대상 고객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이들의 불안감을 어떻게 해소시켜 줄지 고민하는 것 또한 협업툴 사업자의 몫이다.
MS, 구글, 카카오 등 국내외 대형 IT 기업들은 이미 자체 협업툴을 개발하여 ‘무료 버전 제공’, ‘사내 사용 의무화’ 등의 방식을 통해 패권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이들의 공격적인 제품 개발 및 마케팅으로 어쩌면 신생 업체들에 돌아오는 기회는 적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의 결과가 절대군주의 탄생으로 귀결될지, 수많은 영주을 낳을지는 알 수 없다. (마치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주목 하는 기능이 각기 다를 수 있듯이) 사용자마다 협업툴에 기대하는 바가 다르고, 앞서 언급하였듯이 누군가 플랫폼 역할을 자처하며 다양한 툴을 받아들일 가능성 또한 크기 때문에 확실한 포지셔닝을 통한 성장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일 수 있다. 또한 아마존과 MS가 슬랙을 인수하려 했던 것처럼 대형 IT 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의 M&A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크고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 분야인 만큼 앞으로 국내외 협업툴 시장이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또 어떤 기업들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게 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