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보고서는 매분기 발간되며, 이번 호에서는 2019년 1분기(1~3월)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2019년 1분기 모태 출자펀드는 335개(-12.1%QoQ)의 기업 및 프로젝트에 총 5,210억 원(-12.2%QoQ)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유통/서비스(1,174억 원, 20.8%QoQ), ICT서비스(1,147억 원, -17.1%QoQ), 바이오/의료(1,120억 원, -17.9%QoQ) 산업에 속한 기업 및 프로젝트에 1천억 원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지며 전체 투자의 66.1%를 차지했다. 단일 기업 투자 규모로는 여행 콘텐츠 제공 모바일 서비스 사업 업체가 1분기 최고 투자 금액을 유치했다.
1분기 전체 평균 투자금액은 15.6억 원으로 2018년 업체당 평균 투자금액인 21.7억 원 수준을 하회했다. 1분기 메가딜(기업당 투자금액 합계 100억 원 이상)은 2건을 기록했다. 투자기업 수가 가장 많은 산업은 5개 분기 연속 ICT서비스 산업으로, 총 81개의 업체에 평균 14.2억 원이 투자됐다. 그 다음으로는 유통/서비스 산업에 속한 79개의 기업 및 프로젝트에 평균 14.9억 원(16.4%QoQ)이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 대비 평균 투자금액이 상승하게 된 원인은 온라인 취미플랫폼 등에 50억 원 이상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표 1] 2019년 1분기 산업별 모태 출자펀드 투자 현황
출처 : 한국벤처투자
출처 : 한국벤처투자
2019년 1분기 모태 출자펀드 투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여행, 아웃도어 액티비티, 음악, 미술, 독서, 요리 등 각종 여가 활동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며, 콘텐츠의 폭을 넓혀주는 서비스들이 투자받은 특징이 있었다. 이번 투자 산업 트렌드 분석에서는 주 52시간제 도입과 사회적 가치관 변화, 마켓플레이스의 발전 등과 맞물려 성장하고 있는 여가 활동 서비스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우리는 살면서 한번 쯤 본인의 취미가 무엇인지 질문받는다. 이때 많이 언급하는 취미는 아마 독서, 음악 감상, 영화 보기 정도일지 모른다. 물론 이 ‘국민 취미 삼대장’은 모든 사람이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취미임은 분명하나, 또 한편으로는 업무로부터 자유로운 시간, ‘뭐 특별하고 재미있는 것 없을까?’하고 찾아보다가도 에너지가 없어, 경제적인 이유로, 시간에 치여, 결국에는 또 다시 TV, 컴퓨터, 핸드폰 앞에 자리 잡게 되는 우리가 궁색하게 기대왔던 답변이기도 했다.
그런데 요 몇 년 사이 국민 취미 삼대장이 취미 질문에 대한 머쓱한 임기응변이 아닌 삶의 활력을 일으키는 ‘힙한’ 커뮤니티 활동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공통된 취향과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 스타트업’이 생기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 대해 동네서점 겸 까페에서 모여 감상을 나눈다든지, 공유 공간에서 중국문학작품을 읽는다든지 18세기 중반 프랑스에서 지성인과 예술가들이 어울려 토론을 펼치고 지식을 나누던 살롱 문화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새롭게 움트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우리는 ‘덕업일치’를 외치며 회사 밖에서 수많은 원데이 클래스를 오고가며 나에게 진짜 재미있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나의 즐거움과 행복을 위한 시간을 갖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고객의 여가 활동의 폭을 넓혀주고 색다름을 선사해주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고 있다.
[그림 1] 독서모임 및 살롱 문화 공간 예시
출처 : 매일경제1)
1) 나건용, “[Trend] 2018 대한민국 ‘살롱 문화’에 빠지다…SNS 피로 20·30, 취향 따라 살롱에 집결”, 매일경제, 2018.9.10.
여가 : 일하고 남은 시간에서 생리적 필수시간을 제외한 자유 시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2018 국민여가활동조사」2) 에서 여가(餘暇)란 “일하고 남은
시간에서 생리적 필수시간을 제외한 자유 시간을 의미하며, 직업상의 일, 필수적인 가사일, 수업 등과 같은 의무적인 활동 이외에 스포츠 취미, 휴양 등의 활동에 할애되는 개인이 자기 뜻대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또한, 해당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여가 활동의 유형은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그림 2] 여가 활동 유형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2018년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3) 로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중시하는 ‘플라시보 소비’,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세대’를 꼽았었다. 2019년 10대 전망으로는 1인 사업자나 1인 크리에이터들이 주도하는 극도로 세분화된 유통망을 의미하는 세포마켓을 꼽기도 했다. 이러한 트렌드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지점 중 하나가 바로 오늘날의 여가 활동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여가 활동 서비스의 활성화 배경은 세 가지 – (1)주 52시간 근무제의 도입, (2)밀레니얼 세대로부터 발아된 사회적 가치관 변화, 마지막으로 (3)마켓플레이스의 진화로 요약할 수 있다. 세 가지 배경 설명과 함께 구체적인 국내외 사례 및 향후 전망을 살펴 보려고 한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시대
2004년은 대한민국에서 ‘놀토(노는 토요일)’라는 개념이 생겨난 해이다.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된 첫 해인 것이다.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주말을 이용한 1박2일 여행을 다녀오는 데에 부담이 줄어들고 토요일, 일요일의 여가 사용 폭이 확대됐다. 그로부터 14년 후인 2018년에는 근로자들의 주중 저녁 시간과 관련된 ‘혁명’이 일어났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것이다. ‘저녁이 있는 삶’이 대한민국에서도 가능해지면서 퇴근 후에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거나 자기 계발, 취미 활동 등 업무 외적인 것을 적극적으로 해볼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통계적으로도 제도 변화의 영향이 드러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 국민여가활동조사」 보도자료4) 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의 평일과 휴일 여가 시간은 각각 3.3시간, 5.3시간으로 2016년에 비해 모두 증가했고, 월평균 여가비용 역시 15만 1천 원으로 2016년에 비해 1만 5천 원 상승했다고 전했다.
[그림 3] 여가시간과 비용 추이
출처 : 2018국민여가활동조사 문체부 보도자료
2) 문화체육관광부, “2018국민여가활동조사”, 2018.12.
3) 김난도 외, 「트렌드코리아 2019」, 미래의 창.
4)
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 “2018 국민여가활동조사 결과 발표”, 2019.1.29.
동 보도자료는 또한 2018년에 국민들이 가장 많이 한 개별 여가 활동(1순위 기준)은 여전히 텔레비전 시청이었으나, 그 비중은 매년 감소하고 있음에 주목했다.(’14년 51.4%→’16년 46.4%→’18년 45.7%). 여가 활동을 유형별로 살펴보아도 휴식 활동(86.0%)이 처음으로 취미·오락 활동(90.5%)보다 적게 조사되어 과거보다 소극적 여가 활동의 비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양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여가 활동의 콘텐츠도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 4] 가장 많이 참여한 유형별 여가 활동
출처 : 2018국민여가 활동조사 문체부 보도자료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변화는 유통업계에서도 감지되는 듯하다. 언론보도5) 에 따르면, 취미·체험 분야 상품 판매는 호조이고, 직장인들의 퇴근 이후의 시간을 타게팅한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계도기간 등이 종료되고 전면 시행될 경우, 여가 활동을 적극적으로 누리고자 하는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가 활동 서비스 시장도 그러한 수요를 잡기 위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여가 활동 서비스의 첫 번째 활성화 배경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살펴보았다. 그렇지만 주 52시간 근무제가 여가 활동 서비스 활성화 배경이라면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을 품게 된다. 2004년 주 5일 근무제가 실시된 후에는 왜 요즘과 같은 여가 활동 서비스가 미약하게라도 등장하지 않았던 것일까. 이에 대해 우리는 최근의 여가 활동 서비스 활성화 배경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사회적 변화와 기술적 변화를 추가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5) 문호현, “주 52시간이 이끄는 트렌드 변화… 취미·여가상품 인기 쑥 “퇴근 이후를 노려라””, 매일경제, 2019.1.8.
소확행과 대한민국 밀레니얼 세대
YOLO(You only live once)라는 말은 2011년 미국의 한 래퍼의 노래 가사에서 등장하여 2017년에는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의 한
단면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회자됐다. 그 당시 YOLO와 함께 자주 등장한 단어들은 ‘탕진잼’, ‘지름신’과 같은 것들로, 단발적이고 강렬한 현재의 효용에 가중치를 둔 소비를 통칭하는 개념이었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유보하기보다 현재 나를 만족시키고, 기쁘게 하는 행위가 젊은 세대에게 중요함을 보여주는 소비 트렌드였다.
그 다음 해인 2018년에는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소비 트렌드로 분석됐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인 소확행은 분위기 좋은 미슐랭 레스토랑에서의 저녁 식사나 일본이나 동남아시아로의 즉흥적인 단기 여행과 같은 특별한 일상이 아닌 평범한 일상에서, 강렬하지 않지만 소소하고도 자주 확실하게 느끼는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소확행 트렌드와 함께 그 맥락적 측면에서 유사한 덴마크의 휘게(Hygge), 스웨덴의 라곰(Lagom), 일본의 단샤리(斷捨離) 등의 라이프 스타일도 국내에서 관심을 받으면서 소비자들은 저마다의 소확행을 추구하는 소비를 하며, 마케터들 역시 이런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있다.
소확행 현상의 배경
① 미래에 대한 불안감
이러한 소확행 현상은 외부에서 유입된 일시적 유행이라기보다는 사회·경제적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 트렌드의 한
축으로 소확행이 자리잡은 것은 대한민국 ‘밀레니얼 세대’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되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이 또 한편으로는 88만 원 세대, N포 세대라고 불린다는
것을
상기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6) 에 따르면 오늘날의 대한민국 청년층은 일자리 소외, 부채 증가, 소득 감소, 소비 제약, 피로 가중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청년층의 자신들에 대한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딜로이트 글로벌에서 36개국 10,455명의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1983~1994년 출생자로 대학 학사 이상의 학위를 소지한 정규직을 모집단으로 함)으로 실시한 「2018 딜로이트 밀레니얼 서베이」7) 에 따르면 한국의 밀레니얼들 중 자신들의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비중은 41%로 과반수가 되지 않았다. 행복한 삶에 대한 기대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부모 세대보다 행복하게 사는 것을 기대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한민국 밀레니얼들 중 낙관하는 비중은 39%에 불과했다. 미래가 낙관적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밀레니얼 세대들은 미래의 불확실한 행복보다는 지금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을 갖게 됐다.
6) 주원, 홍준표, 오준범, “청년층 경제 활동 제약의 5대 특징과 시사점”, 현대경제연구원, 2018.2.14.
7) Deloitte,
“The 2018 Deloitte Millennial Survey South Korea”, May 2018
[그림 5] 밀레니얼 세대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
출처 : 딜로이트 보고서 내용을 한국벤처투자에서 재가
②취존(취향입니다. 존중하시죠.) 가능한 세상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은 저성장 시대에 밀레니얼 세대로부터만 선호되는 라이프 스타일일까? 소확행의 어원은 1949년생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6년에 발간한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로 “막 구운 따뜻한 빵을 손으로 뜯어 먹는 것, 오후의 햇빛이 나뭇잎 그림자를 그리는 걸 바라보며 브람스의 실내악을 듣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이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린 소확행의 모습이다. 또한 행복과학 분야 석학이자 미 일리노이대 심리학과 석좌교수인 에드 디너(Ed Diener , 1946년생)는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Happiness is the frequency, not the intensity, of positive affect)라고 분석했다. 이런 먼 사례까지 가지 않아도,
베이비붐 세대인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도 집에서 연속극 재방송을 보시며 행복해하고, 반려동물의 애교를 사진으로 찍어 ‘프사(프로필 사진)’로 설정해놓고 ‘단카방(단체 카톡방)’에 자랑하며 즐거워하는 걸
떠올려보면 소확행은 밀레니얼 세대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남녀노소가 사랑하는 경험임을 알 수 있다.
다만, 대한민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의 뜻처럼 튀거나, 취향을 드러내거나,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는 것을 삼가던 세대였다. 반면, 타임지의 기사8)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밀레니얼 세대는 나르시시즘이 강한 세대로 자라났다고 한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자녀의 자존감을 고취시키며 양육한 데에서 기인한다. 자신의 취향이 주류에 속하든, 비주류에 속하든 상관하지 않고 드러내어 당당하게 존중해달라고 말할 수 있는 세대가 탄생한 것이다. 나와 타인의 개별적인 취향을 모두 존중하며,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에게 선을 넘지 말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저마다의 다양한 소확행은 비로소 사회 트렌드의 한 축으로 자리잡게 됐다.
8) Joel Stein, “Millennials: The Me Me Me Generation”, TIME, 2013.5.21.
소확행과 여가 활동 서비
이러한 상황에서 밀레니얼 세대들은 과거에는 쓸데없다고 여겨졌던 ‘잉여짓’을 통해 행복을 느끼기 위해 웹소설쓰기, 캘리그라피, 유화 그리기, 빠에야 만들기
등을 인터넷 강의 등을 통해 배우고 자신의 여가 활동 결과물을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이미 이러한 수요를 겨냥한 서비스들이 활발하게 제공되고 있으며 대표적인
두
서비스로는 스킬쉐어(Skillshare)와 마스터클래스(Masterclass)가 있다. 스킬쉐어는 누구라도 선생님이 되어 여가 활동에서부터 경영, 테크 분야와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 및 업로드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마스터클래스는 각 분야의 명사 또는 전문가의 강의콘텐츠가 업로드되어 있는데, 예컨대, 나탈리 포트만으로부터 연기를, 스테판커리로부터 농구를, 세레나 윌리엄스로부터 테니스를, 아론
소킨으로부터 극본 쓰기를, 하워드 슐츠로부터 비즈니스 리더십을,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로부터 노래를, 고든 램지로부터 요리를 배워볼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이다.
[그림 6] (좌) 스킬쉐어 홈페이지 / (우) 마스터클래스 홈페이지
대한민국 밀레니얼 세대와 일의 의미
또한,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의 해고와 취업난을 보고 들으며, 대한민국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 몸담고 있는
직장은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동 딜로이트 서베이에 따르면 현 직장 잔류 의사 관련 질문에, 한국의 전체 응답자 중 42%가 2년 이하의 잔류의사를 밝혔고 5년
이상의
잔류의사는 27%였다. 또한,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은 직장을 구할 때 금전적 보상 및 복지(75%)를 고려의 최우선 요소로 꼽았고, 긍정적인 기업문화(57%), 유연근무제(54%),
인센티브(54%),
지속적인 교육(17%), 인종 다양성 및 포용(17%), 기업 평판 및 윤리적인 행동(13%) 순으로 직장을 살펴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 근로자를 잡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더 나은 금전적
보상
및 복지, 기업문화, 근무환경을 제공해야함을 보여준다.
[그림 7] (좌)현 직장에 대한 잔류 의사 / (우)직장을 구할 때 고려 요소
‘덕업일치(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음)’를 추구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밀레니얼 세대들은 사회적, 경제적 구조가 변화하면서 일의 의미를 스스로 정의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들이
존재하는 상황을 보게 된다. 긱 경제(Gig Eoconomy)*와 N잡러**, 사이드 허슬(Side Hustle)***과 같은 현상을 보면서
좋아하는 일을 n번째 직업으로 삼는 삶, 즉 덕업일치된 삶도 가능한 일임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밀레니얼 세대들은 본인의 ‘덕’을 찾고 그 ‘덕’을 ‘업’으로 삼을 만큼 개발하기 위한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최근에는 골드만삭스의 CEO인 데이비드 솔로몬(David Solomon)이 DJ로 활동하며 노래 ‘Don’t Stop’으로 빌보드 순위에 오른 것이 화제가 됐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다양한 여가 활동을 시작해보려는 수요는 당분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긱 경제(Gig Economy) : 일반적으로 특정한 프로젝트 또는 기간이 정해진 단위 업무(Task)를 수행하기 위해 노동력이 유연하게 공급
되는
경제 환경을 의미9)
** N잡러 : N+일(Job)+러(er, ~하는 사람을 나타내기 위한 단어)가 결합된 단어로서 생계를 보전하기 위한 투잡, 부업과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음. 「트렌드코리아 2019」에서는 N잡러는 생존형 업무를 병행하는 투잡족과 달리 본업에서 채워지지 않는 자아실현을 위해 관심 있는 분야에 도전하는 경향이 크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 사이드 허슬(Side Hustle) : 본업 이외의 별도의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는 개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
9) 최기산, 김수한, “글로벌 긱 경제(Gig Economy) 현황 및 시사점”, 한국은행 국제경제리뷰, 2019.1.24.
[그림 8]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의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 계정
긱 경제와 마켓플레이스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시장 트렌드로서 긱 경제가 등장했다. 한국은행에서 발간한 ‘글로벌 긱 경제(Gig Economy)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긱 경제는 “집단화된 전문조직(기업)과 정형화된 고용관계(근로조건, 임금계약 등)의 체결 없이도 개인이 특정 산업에 진출하여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및 생산활동”이다. 최근 이러한
긱
경제 하 대표적인 성공 기업인 우버(Uber)가 IPO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와 공급을 이어주는 마켓플레이스의 현황과 앞으로의 발전 전망에 대해 전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같은 보고서에서는 “디지털 플랫폼은 거대 소비시장, 대량생산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 산업 경제 시스템에서 소자본, 개인화 기반의 디지털 경제로의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수많은 특화시장을 제한없이 확대할 수 있는 산업환경을 제공”하며, “자율적이고 유연한 근로 여건 등으로 기존 취업자는 여가 시간을 활용해 추가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보아 긱 경제체제에서 새로운 사회적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자료10) 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공유경제(Sharing Economy) 확산과 스마트폰의 급격한 보급으로 공급과 수요를 잇는 마켓플레이스형 O2O가 등장하고 ‘모바일 온디맨드’ 가 진화” 했다고 한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공유경제는 사용하지 않는 집·자동차 등 잉여(Surplus)자산의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시켜 줌으로써 새로운 거래를 창조하거나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는 사업”인데, 여가 활동 서비스의 경우 현지인/현지가이드/취미활동 전문가들의 노동력이 공유된다고 분석할 수 있다.
10) 박성수, “KB 지식 비타민 : 마켓플레이스에서 마케팅인큐베이터로 진화하는 O2O”,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16.1.13
여가 활동 서비스의 진화 사례
① 여행앱
1989년 1월 1일부터 대한민국 국민은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갈 수 있게 됐다. 국민소득이 증대되고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지만 언어 장벽, 정보 부족 등으로 소비자는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패키지 상품은 편리하고, 가이드나 인솔자의 동행 하에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치 않는 쇼핑 시간,
빡빡한 스케쥴, 나의 취향, 의사는 반영되지 않는 관광 일정 등의 단점이 부각되면서 반자유여행, 호텔팩, 에어텔 상품 등이 출시된다. 여행지에서의 일정은 자유롭게 채우고 싶은 소비자라도 온라인 가격
비교
및 예약 서비스가 없었던 당시 개인 고객이 숙소와 항공편을 일일이 찾아보고 예약하기에는 여전히 높은 정보 탐색 비용을 물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 후 항공편 및 숙소를 비교해주며 예약/결제까지 원스탑으로
처리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가 등장하고 더 나아가 서비스들 간 ‘메타서치’를 가능하게 해주는 최저가 검색 서비스 등이 등장하면서 여행객들의 여행 관련 구매 경험이 편리해지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주 52시간 근무제라는 물리적 여건뿐만 아니라 여행객들이 여행지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고자 하는 수요와, 현지인 또는 현지 가이드가 직접 플랫폼에 다양한 상품을 소개 및 공급하고 수요자가 살펴본 후 마음에 드는 상품을 예약할 수 있게 하는 마켓플레이스의 등장이라는 두 동인(Enabler)도 맞물려 현지 여행상품 직거래 서비스가 관심을 받고 있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서비스가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데 에어비앤비가 오픈한 현지투어 서비스 ‘트립’과 최근 세콰이아 캐피탈 등으로부터 시리즈 D+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고 알려진 ‘클룩(KLOOK)’, 마지막으로 알리바바, 라인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케이케이데이(kkday)’ 등이 그 사례이다.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해외 액티비티 예약 서비스들이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해주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와 공급자 간 거래를 더욱 원활하게 해주는 방향으로 마켓플레이스가 발전할수록 관광 분야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② 취미 계발 관련 서비스
당신이 10년 전쯤 취미 삼아 노래를 배우고자 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우선 당신은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발성법 등을 다룬 책을 찾아볼 수 있다.
누군가에게
직접 배우고 싶다면 백화점이나 지역 커뮤니티 문화센터 또는 실용음악학원에서 해당 수업을 하는지 찾아볼 것이다. 취미로 시작하기에 커리큘럼이 너무 방대하거나, 교육 장소가 너무 멀거나, 시간이 맞지
않으면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 수밖에 없다.
[그림 9] (위)에어비앤비사 ‘트립’ (가운데)클룩 (아래)케이케이데이
만약 당신이 오늘 당장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인터넷 검색 페이지에서 ‘보컬 레슨’이라고 검색해보면 수많은 관련 ‘인강’을 볼 수 있고 레슨을 중개해주기 위한 온라인/모바일 디지털 마켓플레이스 링크가 검색된다. 레슨을 받고 싶은 경우에도 대면레슨과 인터넷 강의 중 선호하는 형태, 선호하는 레슨 날짜, 시간대, 비용, 장소, 선생님의 이력을 모두 고려하여 레슨을 예약하고 결제하면 된다. 공급자와 수요자 간 매칭과 예약이 마켓플레이스의 발달로 손쉬워진 것이다. 비단, 보컬트레이닝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춤, 요리, 영상제작편집, 작곡 등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일부 엔터테이너들이 하는 일로 여겨졌던 활동들을 일반 대중들도 쉽게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여가 활동 서비스는 공급자에 대한 리뷰가 누적되고 공급자 풀이 관리되어 개별 상품 및 서비스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이전에는 거래되지 않던 새로운 상품이 지속적으로 플랫폼으로 유입되어 공급자와 소비자의 효용이 모두 증가하고, 소비자가 검색에서 결제까지 편안함을 느끼며, 공급자도 플랫폼에서 거래를 하는 것이 플랫폼 밖에서 거래하는 것보다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마켓플레이스의 진화가 지속된다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0] 2019. 4. 25. 보컬 레슨 검색 결과
출처 : 구글
2030뿐만 아니라 104050의 여가까지
여가 활동 서비스의 확장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 위에서 살펴본 여가 활동 서비스의 주 사용층은 아 직까지는 밀레니얼 세대로 서비스가
타게팅하는 고객도 20~30대의 구매력을 갖춘 성인이다. 그렇 다면 밀레니얼 세대의 윗세대 또는 아랫세대에게도 여가 활동 서비스가 매력도를 가질 수 있을까. 각 서비스의 마케터 및 프로덕트 매니저들은
밀레니얼 세대의 윗세대인 X세대와 더 멀리는 최대 베이 비 부머 세대까지 포섭할 수 있는 관심사, 모임, 활동을 기획 및 제시하고 편안하고 직관적인 구매 경 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할 것이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의 아랫세대이자 X세대의 자녀 세대인 Z세대 (Generation Z)를 잡기위해서는 “Z세대가 취향을 탐색하고 개발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조력자 기업”11) 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의 기사에 따르면 “Z세대는 ‘나의 만족을 위한 나에게 맞는 방식의 삶’을 적극 추구하며 과정을 중시”하며 “더욱 미분화된 취향을 갖고 있다는 점에 서 밀레니얼과 구분”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가 활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는 수요자의 욕구 를 더 잘 파악하기 위해 각 세대를 면밀하게 관찰하여 마케팅할 필요가 있다.
출처 : 한국경제신문12)
11) 박진수, 신정우, 홍지선, 양성식, 한연규, “취향-경험을 탐닉하는 파워 신인류 Z세대만의 코드를 이해하라”, 동아비즈니스리뷰, 2019년
3월
Issue 2(269호)
12) 고재연, “산업화세대→베이비부머→X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세대별로 성장 배경과 소비 패턴·가치관이 모두 다르죠”, 한국경제신문, 2018.10.15.
당신이 하고 싶은 활동을 원하는 곳에서
대한민국 유니콘 기업 중 하나인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 서비스 비전을 “정보기술을 통해 배달 산업을 혁신하자”에서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로 바꾸었다. 이후 해당 플랫폼은 ‘좋은 음식’의 풀을 지속적으로 넓혔고 소비자가 ‘먹고 싶은 곳에서’ 좋은 음식을 먹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더 편안하고 기분 좋게 바꿔가고 있다.
여가 활동 서비스도 이와 유사하게 소비자들에게 “해보고 싶은 활동”으로 무엇을 제시할지, “원하는 곳에서 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어떻게 편안하고 즐겁게 만들지 지금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빅데이터 시대에 어떤 기업들은 더 개인화(Customized)된 여가 활동 상품을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또 어떤 기업들은 “해보고 싶은 활동을 원하는 곳에서”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채널을 다각적으로 운영하고 오프라인 공간 관리 및 온라인/모바일 UI/UX를 최적화하고 있다. 이렇게 여가 활동 서비스가 발전할수록 해당 서비스는 수많은 대체재 사이에서 높은 매력도를 가지고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