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금융레터

'23년 12월호

Market Watch

Vol.'23-4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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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의 도전이 시작된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메디쿼터스’

메디쿼터스 대표 이두진

. 김현준  사진. 조병우

전 세계 국경을 넘나들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글로벌 유통공룡들의 기세는 여전히 등등하다. 알리, 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 기업들이 글로벌 온라인 유통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가운데 고래들의 싸움터가 된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을 두드리는 후발주자들의 새로운 도전이 눈여겨볼 만하다. 바로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누구(NUGU)’를 운영하는 메디쿼터스가 그 주인공으로,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메디쿼터스가 세계 무대로 향하는 첫 발판은 K-컬처에 반응하는 일본 시장이다. 일본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에서 단기간에 입지를 다진 ‘누구(NUGU)’는 이용자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패션 중심의 이커머스 플랫폼을 확대해 뷰티까지 영역 확장에 나선 메디쿼터스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메디쿼터스 이두진 대표가 구상하는 글로벌 이머커스 플랫폼 사업의 청사진을 들어본다.

메디쿼터스 회사 소개와 함께 사업 구성 및 운영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메디쿼터스는 패션&뷰티 이커머스 플랫폼과 브랜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패션, 뷰티 등 브랜드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누구(NUGU)’는 일본 현지인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 내에서 ‘인플루언서 스타일커머스’ 앱으로 자리 잡아 해당 카테고리에서 마켓셰어 1등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누구(NUGU)’ 플랫폼의 주 고객층은 80% 이상이 20대 여성들이며, 일본에서 가장 빠르게 이용자 수가 증가하는 앱 중 하나로, 고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패션 브랜드 사업으로는 마하그리드, 나이스고스트클럽 등 10개 이상의 브랜드를 운영 중이며, 뷰티 분야에서는 메디247, 아닐로, 바나날, 락티브 등 스킨케어, 헤어&바디케어, 이너뷰티까지 5개 이상의 브랜드를 운영 중입니다.

메디쿼터스는 지난해 1,53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 중 500억 원 이상은 해외 수출을 통한 매출입니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100% 성장률을 기록 중이며, 해외 매출은 100배 성장했습니다.

2016년 메디쿼터스를 설립 전에도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메디쿼터스를 설립한 계기와 2020년 일본에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누구(NUGU)’를 출시하게 된 경위도 듣고 싶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자기 사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에 바로 창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직장생활보다는 자기 사업에 대한 열망이 컸던 것 같습니다. 2011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어썸브랜드’라는 패션 이커머스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했습니다. 이후 2015년 사업체를 매각하고, 다음 해에 패션 이커머스 사업을 하며 배운 경험을 뷰티 및 이너뷰티 카테고리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메디쿼터스를 설립했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미디어커머스 모델로 출발했는데, 낮은 진입장벽과 내수 시장의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고심 끝에 돌파구로 찾은 것이 해외 시장 공략이었습니다. 2020년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누구(NUGU)’를 시작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해외 시장 공략을 시도했습니다.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들이 성과를 보이면서 2023년에는 해외 매출로 500억 원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메디쿼터스는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할 계획입니다. 아마도 2025년에는 해외 매출로 1,000억 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mediquitous.com

2022년에 흑자전환을 했고, 올해 시리즈C 투자도 유치했습니다. 비교적 단기간에 비약적 성장으로 밸류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연이어 성공적인 투자유치를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는 외부에 보여지는 평가와 성과에는 만족하지 않습니다. 메디쿼터스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전체 사업 비전을 놓고 본다면 아직 5%도 달성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현재 시점에서 투자유치 비결 같은 것들을 언급하는 것이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투자 비결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외부적인 평가를 떠나서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끊임없이 진화하려는 마음가짐과 태도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대표가 갖고 있는 생각과 꿈의 크기보다 더 커지기 어렵다고들 합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대표는 지속적으로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언제나 빠르게 습득하고 업그레이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알다시피 메디쿼터스도 처음 시작은 미디어커머스로 출발해 국내 브랜드 사업에서 해외 브랜드 사업, 그리고 해외 플랫폼 사업 등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피봇팅하거나 확장하는 등의 노력을 끊임없이 해왔습니다. 아무래도 메디쿼터스의 이런 노력들이 사업적으로 더 큰 그림과 비전을 찾아가는 모습으로 비추어져 외부에서 좋게 평가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누구(NUGU)’를 출시해 업계 선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전체 해외 매출에서도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누구(NUGU)’의 현지 성공 원인은 무엇이며, 향후 성장 전망도 궁금합니다.

한국에서 많은 패션 플랫폼이 일본 시장에 의욕적으로 진출했습니다. 모두 업체들이 일본 현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메디쿼터스의 ‘누구(NUGU)’ 역시 현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 왔습니다. 이런 노력에 부응하듯 현재 ‘누구(NUGU)’는 현지화에서 일정 정도 성공하며 안착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누구(NUGU)’에서 활동하는 MD 리더 중에는 꽤 많은 수가 일본인이거나 일본어 및 일본 문화에 익숙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누구(NUGU)’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은 모두 일본인입니다. 현재 플랫폼 이용 회원 수는 100만여 명 정도이지만 회원 증가 속도가 빠른 편입니다.

이외에도 한국의 앞선 이커머스 플랫폼 경험을 ‘누구(NUGU)’에 투영해 일본 현지에 완벽하게 자리 잡기 위해 오프라인 마케팅도 펼치고 있습니다. 현재 ‘누구(NUGU)’ 플랫폼 확산을 위해 홍보 마케팅 차원에서 도쿄 신주쿠, 오사카에 ‘누구(NUGU)’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메디쿼터스는 ‘누구(NUGU)’를 패션에서 뷰티까지 일본 20대 여성의 관심사를 아우르는 버티컬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1차 목표는 5년 내 일본에서 연간 거래액 1천억 엔, 회원 수 1천만 명, MAU 1천만 명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사실 변화하는 것보다 변화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결국 이커머스는 ‘더 재미있거나’, ‘더 빠르거나’, ‘더 싸거나’ 이렇게 세 가지 본질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에도 변화가 빠릅니다. 빅데이터 기술을 통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 라이브 커머스 기능 강화, 구독경제 등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으며 어떠한 대응 전략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사실 변화하는 것보다 변화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결국 이커머스는 ‘더 재미있거나’, ‘더 빠르거나’, ‘더 싸거나’ 이렇게 세 가지 본질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중에 패션 버티컬 플랫폼 측면에서 강화해야 하는 카테고리는 단연 첫 번째, 더 ‘재미있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nugu’는 많은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지속하면서 “옷의 재발견”이 주는 재미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더 빠르거나’, ‘더 싸거나’라는 부분도 놓칠 수 없는 영역입니다. 메디쿼터스 역시 빠르고, 저렴한 제품 공급을 위한 다양한 기술개발 및 방안 마련을 위해 시스템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라이브 커머스나 구독경제 등의 서비스는 저희가 직접 개발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신 트렌드 대응 차원에서 훌륭한 노하우를 가진 기업들과 협업을 하며 테스트를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메디쿼터스가 추구하고 있는 비전과 목표, 그리고 대표님만의 경영철학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패션&뷰티 브랜드와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장을 이뤄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업공개 계획은 2026년으로 잡고 있지만, 장기적 차원에서 메디쿼터스를 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의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더 큰 성장을 목표로 하는 만큼 앞으로 볼트온 가능한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인수 검토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커머스 플랫폼과 접목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국내외 패션, 뷰티 브랜드들이 1차 검토 대상입니다.

메디쿼터스는 훌륭한 인재에게는 합당한 보상을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조직문화라고 하면 구성원 모두가 “허슬(hustle)하게 열심히 일하고, 좋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자”라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또한 메디쿼터스를 이끌고 있는 대표로서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해 얻은 성과는 직원들이 그에 맞는 보상을 확실히 가져갈 수 있는 회사”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신뢰에 대한 보답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2022년 하반기 재무적으로 어려운 시기가 있었는데, 믿고 계속해서 투자 결정을 해주신 투자사들이 있습니다. 여러 기회비용에도 불구하고 메디쿼터스를 믿고 투자해 주신 만큼 반드시 좋은 회사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싶다는 열망도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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