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금융레터

'23년 12월호

Market Watch

Vol.'23-4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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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로봇으로 새로운 자유를 열다!

엘엔로보틱스, 의료용 AI 원격제어 및
시뮬레이션 기술개발 목표

㈜엘엔로보틱스 대표 최재순

. 고영민  사진. 조병우

‘엘엔로보틱스(LN ROBOTICS)’는 2023년 2월 국내 최초로 혈관중재시술 보조로봇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제조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9월에는 수술 로봇 분야 최초로 보건신기술인증(NET)을 받은 인공지능 및 의료로봇 전문기업이다. 서울아산병원의 의료로봇 연구팀에서 독립한 지 5년 만에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 ‘AVIAR(에이비아)’ 제품 판매를 앞두고 있다. 최재순 대표는 앞으로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늘어나는 의료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원격 의료’의 확대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AI 기반 심혈관 질환 중재시술 보조로봇을 핵심으로 의료용 인공지능 원격제어 및 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하는 세계적 의료로봇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는 엘엔로보틱스의 최재순 대표로부터 그간의 활동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먼저 ‘엘엔로보틱스’와 최재순 대표님의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00년도부터 수술로봇 등 의료로봇 기술 연구개발에 몸담아온 공학자입니다. 2012년부터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에서 의료로봇 연구팀을 만들어 임상의료진들과 함께 임상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파악해 임상 실용화를 보다 가깝게 추구하는, 의료로봇 기술 및 시스템 개발을 주제로 나름의 노력을 해 왔습니다.

2014년 복지부 지원의 정부 과제로 시작됐던 심장내과의 중재시술 보조를 위한 로봇시스템이 여러 좋은 기회를 얻어 실용화 단계에까지 이르면서 2019년에 이를 보다 책임감 있게 이루기 위해 스타트업을 창업했습니다. 그간 함께 해온 연구원들과 3년여의 노력 끝에 2023년 동 분야 국내 최초 식약처 승인을 획득하고, 이제 보험 등재 관련 절차의 추진을 통해 임상 현장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으로 독립하게 된 계기나 목적은 무엇이고, 사업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의료로봇 전문가로서 다양한 의료로봇 분야를 연구해 오던 중 이미 경직되고 거대화된 기업들이 의료로봇의 실용화 과정에서 많은 낭비와 비효율을 내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길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이고 싶었습니다. 즉 연구개발 결과물이 연구실에 갇혀 있는 의료기기가 아니라 실제 의료 현장에서 쓰이는 의료기기로 사용되는 데에 일조하고자 창업하게 됐습니다. 창업 후 5년간 연구개발과 (비)임상, 인허가, 시장진입 준비 단계를 겪어 오며 ‘기술’과 ‘핵심 인력’ 확보가 경영자로서의 가장 큰 미션이었는데, 해답이 보이지 않았던 경우도 많았으나 우리의 일에 집중하며 사업을 운영할수록 희망하던 투자유치와 정부과제 수주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의 참여가 이뤄지는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창업 후 시드 투자유치, 2020년 올해의 10대 기계기술 선정(한국기계기술단체총연합회)과 팁스(TIPS) 사업 선정에 이어 2021년 시리즈A 투자유치를 통해 기술 확보 및 제품개발의 추동력을 얻었습니다. 2022년 아기유니콘 기업 선정과 제조소 KGMP(의료기기 품질관리심사) 인증을 발판으로 2023년 2월 국내 최초로 의료기기 제조인증(식품의약품안전처), 9월 보건신기술(보건복지부) 인증 획득을 거쳐 2023년 하반기부터 2024년 초까지 다기관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2024년 2분기에는 시리즈B 투자유치를 달성했습니다. 지난 8월 혁신의료기술(한국보건의료연구원) 인정을 통해 상품화 버전(AVIAR V2X)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2025년 제품 출시를 앞두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주력 제품 AVIAR(에이비아)는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으로 알려져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궁금하고 로봇을 활용함으로써 얻는 의료적 장점은 무엇인가요? 구체적인 제품 판매계획도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당사의 기술 제품인 혈관 중재시술 보조로봇 ‘AVIAR’는 혈전이나 콜레스테롤에 의해 혈관이 좁아지거나 폐색되는 관상동맥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됐습니다. X-ray 영상을 기반으로 좁아지거나 막힌 혈관에 가이드와이어를 삽입한 후 카테터를 투입해 혈관을 확장하거나 병변을 제거하는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 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을 로봇시스템으로 제어하고 시술을 보조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기존 수기 시술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의료진과 환자의 방사능 노출의 획기적인 감소, 정밀 로봇 제어 시술을 통한 시술 정확도 향상과 시술 시간 단축, 시술자의 숙련 시간 감소와 숙련 편차 감소 등 임상적 미충족 수요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현재 일부 성능 및 기능 개선과 고도화 작업을 반영한 상용화 버전의 개발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올해 말에서 내년 초쯤 첫 제품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내 공동 연구 진행 중인 상급종합병원, 심장전문병원 대상 판매 개시 후, 국내 심혈관 중재시술 수행 병원들을 대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해외시장의 주요 타깃인 미국, 유럽 등에서 2026~2027년 FDA, FDA Pre-submission(사전상담제도)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전까지는 식약처 허가 기반으로 진출이 가능한 로컬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 판매를 개시할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국립 심장 전문 병원과의 공동 임상 등 협력 및 의료기기 공급 업체들과의 우호적 협력 관계를 형성하면서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엘엔로보틱스의 사명(社名)은 Libertas Nova(새로운 자유)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공간과 경험의 한계를 넘어 의료혜택의 새로운 자유를 열어나가고자 합니다.

바이오·의료분야 경쟁사와 비교해 엘엔로보틱스의 보유하고 있는 관련 핵심기술 및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엘엔로보틱스는 사내 담당 코어 엔지니어를 두고, 국내외 유수의 기관과 함께 AI 등 관련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상업적 활용에 대한 충분한 권리 확보 및 기술의 내재화가 가능한 것을 전제로 모든 과제가 추진되고 있으며, 크게는 ‘인공지능 기반 자동 제어(반자율 제어) 기술’과 ‘실시간 영상 변형 정합기술’에 대한 세부적 기술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반 자동 제어(반자율 제어)는 시술도구를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해 컨트롤함으로써 시술 시간의 단축, 시술의 정확성을 향상시켜 수기시술 방식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입니다.

또, 실시간 영상 변형 정합기술은 로봇시스템에 통합돼 향상된 술기(의료진의 기술) 보조 효과를 낼 수 있는 실시간 혈관 가시화 기술, 시술 중 조영제 사용량 저감을 위해 혈관 형상을 최초 촬영한 것을 심장박동과 호흡에 따른 위치 이동에 맞춰 정합 영상을 보여주는 3차원 동적 혈관 로드맵 기술을 구현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심혈관중재시술 시 시술의 편의성과 정밀성을 향상하고, 사전 시술 시뮬레이션도 가능해 의사와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기술로서 차별성을 갖게 됩니다.

최근 2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를 하셨는데, 투자유치 과정(IR 등)에서 집중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IR 과정 등에서 집중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기보다는 새로운 기술 기반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상품화해 시장에 진입하는 전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의료로봇 개발 전 영역에 걸친 다양한 분야의 도전적 과제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헤쳐 나왔으며, 향후 어떻게 사업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이 투자유치 과정에서의 기본적 기조였습니다. 그간 20여 개의 투자사를 만나며 회사의 출발점과 현재의 모습, 그리고 지향점까지 솔직하게 설명했고, 투자사의 날카롭고 다양한 질의에 답변을 해 나가는 동안 우리의 비즈니스에 대해 생각이 깊어지고 전략적 계획과 실행에 대한 깊이도 얻어 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론, 창업 5년을 맞이하고 그간 투자유치도 나름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데스밸리는 이제부터라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전문인력 확보 등의 노력뿐만 아니라 이제는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해야 합니다. 즉 매출 성과를 내며 안정화를 이뤄야 합니다. 국내의 경우 수술병원, 의료진 등을 모두 조사해 직접 찾아가는 마케팅 전략을 세웠습니다만, 앞으로 초기 시장 침투율을 어느 정도 달성하는가, 그리고
미국, 일본 등 해외시장에 어느 정도 판로를 개척하는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AI 의료산업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계시는지, 특히 관련 산업 성장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제도적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가장 많이 거론되는 사항이 데이터 개방 및 공유인 듯합니다. 의료분야에서 데이터의 신뢰성, 보안, 무결성 등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공유가치(shared value)’가 더 현실적인 문제로 보입니다. 요컨대, 질 좋은 데이터는 병원 안에 있는데, 그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의 문제도 현실적인 관점에서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AI와 관련된 기술 및 제품개발에 지속적이고 선제적인 지원 노력이 다각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예상하기 힘들었던 인공지능 기반의 도구들이 우리 일상에 아주 친숙하게 들어와 있듯이, AI가 적용된 의료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돼가고 있습니다. 이 분야는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고 100% 성공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5년, 10년 뒤에 한국 회사들이 다른 나라 회사들로 대체되는 것을 예방하려면,
‘더 고치고, 더 열어주고, 더 지원하는’ 좀 더 적극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선정됐는데, 그 지원내용과 기대효과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또 5년간의 계획도 궁금합니다.

초격차 사업은 기술 제품의 개발 완성도와 고도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시장 진출 및 기업 경영 등의 창업 사업화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원하는 국내외 대·중견 네트워킹과 해외 바이어 연계 등 개방형 혁신 프로그램의 지원을 통해 국제 의료기기 전시회, 로봇 전시회 등과 네트워킹 프로그램 참여로 제품 홍보와 바이어 연계 등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향후 5년의 계획으로는 2026년 FDA 승인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 진출과 더불어 자국 인허가를 진행하는 주요 국가들(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CE 인증 후 유럽 진출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2026년 이후에는 매출 증대와 자금 조달을 위해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확대 계획으로는 로봇 제어기술과 AI 기반 영상 정합 및 혈관/시술도구 추적 내비게이션 기술을 활용해 뇌혈관, 말초혈관 분야뿐만 아니라, 통증 중재시술이나 재활로봇 등 자동화 정밀 제어 의료로봇에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엘엔로보틱스가 추구하고 있는 비전과 목표를 말씀해 주세요.

엘엔로보틱스의 사명(社名)은 Libertas Nova(새로운 자유)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공간과 경험의 한계를 넘어 의료혜택의 새로운 자유를 열어나간다는 비전 아래 인공지능 기반 심혈관 질환 중재시술보조로봇을 핵심으로 의료용 인공지능 원격제어 및 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하는 세계적 의료로봇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예컨대, 국책사업으로 진행될 뇌혈관 중재시술 보조로봇 외에도 원격협진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비대면 원격진료이지만 직접 만져보는 것처럼 촉진(Palpation)이 가능한 원격진료 부스 등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기술을 통해 기존 치료의 깊이와 폭을 넓히는 기업이 돼 숨은 고통 속에 살아가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업이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엘엔로보틱스는 심혈관을 넘어 뇌혈관, 말초동맥에 이르기까지 혈관중재시술로봇과 통증중재시술로봇, 재활로봇 등을 향후 5년 이내 개발 완료해 시장진입을 하고자 합니다. 2025년 심혈관중재시술로봇의 국내외 첫 매출 달성, 향후 수년간의 매출 확장 및 새로운 시장으로서 FDA 진출의 연속선상에서 2028년 심혈관 로봇 분야 세계 1위를 목표로 전체 구성원이 ‘집중’과 ‘소통’이라는 슬로건 아래 노력하고자 합니다.

심혈관을 넘어 뇌혈관, 말초동맥에 이르기까지 혈관중재시술로봇과 통증중재시술로봇, 재활로봇 등을 향후 5년 이내 개발 완료해 시장진입을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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