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금융레터

'23년 12월호

Market Watch

Vol.'23-4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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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재 산업이 저평가되던 시절, 뷰티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성공적으로 회수까지 이어간 사례가 있다. 2018년 말부터 시작된 달바글로벌과의 동행은 단기적 성과가 아닌 구조적 성장을 향한 긴 호흡의 여정이었다. 세 차례에 걸친 투자, 시장 위기 속 전략적 판단, 명확한 역할 분담은 기업가치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렸고, 성공적인 회수로 이어졌다. 이 치밀하게 설계된 사례는 자본을 넘어 동행하는 VC의 진짜 역할을 다시 묻는다.



달바 글로벌의 성공적인 코스피 상장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구독자들에게 간단한 인사 부탁드립니다.

[김재한 대표]안녕하세요, 우리벤처파트너스의 김재한 입니다. 1999년 입사 후 CRC(Corporate Restructuring Company)*와 PE(Private Equity)** 투자 등 신규 사업을 중심으로 실무 경험을 쌓았고, 2011년부터는 VC 투자와 펀드 조성·운용 전반을 맡아왔습니다.
최근에는 당사에서 새롭게 추진 중인 ‘스페셜 시츄에이션’ 그룹을 이끌며, 전통적인 VC 투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CRC* 구조조정 전문 투자회사. 재무위기 기업의 회생과 자산 재구성 에 특화.
PE** 사모투자펀드. 기업의 지분을 매입해 가치 상승 후 엑시트를 목표로 함.



[장성엽 상무] 안녕하세요, 2016년부터 우리벤처파트너스 에서 투자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장성엽입니다. 네이버와 쿠팡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후, 더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한 스타트업의 초기 멤버로 합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20여 곳의 VC를 대상으로 IR을 진행하며 투자 심사역이라는 직업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여러 VC 분들의 조언을 받던 중 KTB네트워크(현 우리벤처파트너스)와 인연이 닿아 VC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 말, 달바글로벌에 초기 투자를 결정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나요?

[장성엽 상무] 초기 투자 결정의 핵심은 기존 화장품 브랜드와는 완전히 다른, 데이터 기반 플랫폼 전략과 정교한 서비스 기획처럼 느껴질 만큼 날카로운 인사이트, 그리고 이를 실행으로 전환하는 대표님의 능력에 대한 신뢰였습니다.
업계 침체 속에서도 달바글로벌은 자체 모델을 바탕으로 주요 지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하며 분명한 차별화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이정도 실행력이라면, 기회가 오면 반드시 시장을 잡겠구나”라는 확신이 생겼고, 그것이 투자로 이어진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벤처파트너스의 간략한 소개와 함께, 현재 추구하고 있는 투자 철학과 비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재한 전무]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전신 KTB네트워크를 포함해 40년 이상의 업력을 지닌 국내 1세대 VC로, 현재 AUM은 약 1.3조 원입니다. 김창규 대표님을 포함한 50여 명의 임직원이 서울, 실리콘밸리, 싱가포르, 상하이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투자 철학은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투자기업·GP·LP 간 이해관계의 일치. 둘째, 적극적인 가치 창출. 셋째,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철저한 컴플라이언스 준수 입니다.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시장의 변동성에도 흔들림 없는,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성과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계획된 회수 전략은 투자 성공의완성이다.
사전 시나리오 설계부터 매각 타이밍, 매수자 선정까지 모두 시나리오 안에서 진행된 이번 사례는,
VC가 회수 단계까지 전략적 파트너로 기능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초기 투자 시, 달바글로벌이 제시한 핵심 전략이 실제 시장에 서 작동할지를 어떻게 검토하고 검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재한 전무] 초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하게 본 부분은,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효율적으로 유통해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한다” 라는 기본 전략을 어떻게 차별화된 방식으로 구현하는가였습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솔루션이 논리적으로 타당한지, 구조적 결함은 없는지, 시장 테스트 결과가 기대에 부합하는지 살펴봤습니다. 내부 자료 분석은 물론, 팝업스토어에서 고객 반응을 관찰하고, 구매자와 비구매자를 인터뷰하며 피드백을 확보했습니다. 이러한 실사가 가능 했던 이유는, 달바글로벌이 뷰티 업계에서는 드물게 초기부터 테스트 가능하고 측정 가능한 모델링 체계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투자하셨는데, 각 투자 라운드에서의 전략과 주요 의사결정 과정을 어떻게 설정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장성엽 상무] 1차 투자는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단계, 2차 투자는 TV CF 등 대규모 프로모션을 통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단계, 3차 투자는 IPO에 적합한 구조로 회사를 안정화하는 단계로 설정했습니다. 특히 2차 투자 시기 화장품 산업에 대한 부정적 보고서가 연이어 나오며 투자 철회와 부결이 이어졌던 상황이 떠오릅니다. 결국 저희가 2차 투자를 단독으로 집행하고, 신용보증기금의 자금을 조달받으며 위기를 극복한 아찔한 경험이었습니다.



달바글로벌의 각 투자 시점에서 기업가치 판단과 조율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김재한 전무], [장성엽 상무]비상장 기업의 밸류에이션 은 지금도 쉽지 않은 영역이며, 당시 1~3차 투자 모두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표님은 “필요한 자금을 신속히 유치해 사업에 집중한다”는 분명한 방향성을 갖고 계셨기에, 기업가치 협의는 비교적 원활했 습니다. 현재 겉으로는 밸류에이션이 급상승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저는 오히려 저평가됐던 가치가 산업 회복 흐름 속에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판단합니다.




상장 전과 상장일 기간 중 노보섹인베스트먼트, 에스제이지파트너스, DSC인베스트먼트에 일부 지분 매도를 진행하셨는데, 이러한 전략을 수립한 배경과 타이밍 선택의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김재한 전무] 이번 지분 매각은 초기 투자 단계부터 달바글로벌과 협의해 온 IPO 전략의 일부였습니다. 상장 심사 신청 전까지 다양한 EXIT 시나리오와 경우의 수별 액션 플랜을 사전에 마련해 두었고, 계획된 일정에 맞춰 실행됐습니다.

[장성엽 상무] 무엇보다 중요한 건 “누구에게 매각하느냐” 였습니다. 상장 직전, 큰 지분을 신뢰도나 이해도가 낮은 기관에 넘기는 건 양측 모두에게 리스크가 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양측이 모두 신뢰할 수 있는 매수자를 찾는 데 집중했고, 확정까지 3~4개월이 소요됐습니다.



달바글로벌의 성장 과정에서 우리벤처파트너스 는 어떤 방식으로 함께하셨나요? 특히 글로벌 진 출과 브랜딩 측면에서의 지원이나 조언이 있었다 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재한 전무], [장성엽 상무] 상장 전까지의 관계를 한마 디로 표현하자면, ‘철저한 역할 분담’이었습니다. 달바글로벌 은 사업에 집중하고, 저희는 자금 조달, 투자자 커뮤니 케이션, 조직 운영 보완에 주력했습니다. 반 대표님과 재무, 인사, 홍보, B2B 네트워크 등 다양한 논의를 이어갔고, 타사의 사례를 공유하며 “그때 이렇게 해서 효과가 있었다” 또는 “이 접근은 결과가 좋지 않았다” 는 식의 현장 중심 피드백도 드렸습니다. 또한, 초기 투자 시 설정한 마일스톤과 EXIT 전략을 기준 삼아 현재 위치를 점검하고, 필요 시 계획을 조정해 왔습니다.




달바글로벌 투자를 통해 매우 높은 수익률을 실현 하셨는데, 이는 국내 소비재 VC 투자 회수 사례 중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 배경 에는 어떤 요인들이 작용했다고 보시나요?

[김재한 전무], [장성엽 상무]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반성연 대표님과 임직원분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입니다. 회사는 꾸준히 성장했고, 시장도 그 성과와 잠재력을 높게 평가 했습니다. 수많은 선택의 순간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저희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걸어온 시간이 결국 지금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생각 합니다.





달바 투자 경험을 통해 소비재 투자에 대해 새롭게 얻은 인사이트나 배운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재한 전무], [장성엽 상무] 전속 모델 선정 과정에서 당시 소비재, 일반적 브랜드 이미지와 다른 인물이 오히려 고객에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된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확인했을 때가 인상 깊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소비재 투자에서는 직관보다 데이터와 고객 중심 전략이 훨씬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체감했습니다.




우리벤처파트너스의 투자 철학이 투자 현장에서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주목하고 있는 투자 테마가 있다면 함께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재한 전무], [장성엽 상무] 저희 회사의 가장 중요한 투자 철학은 투자기업·GP·LP의 이해관계 일치입니다. 이에 기반 하여 창업자가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속적 후속 투자로 함께 성장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이는 달바뿐 아니라 비바리퍼블리카, 몰로코 등 여러 포트폴리오에서 효과가 입증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상호 신뢰’와 ‘명확한 역할 분담’을 중요한 투자 덕목으로 생각하고 투자에 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세컨더리 마켓에 주목해 첫 번째 펀드를 조성 중 이며, 스케일업 역량을 적극 적용할 계획입니다. 또한 정부가 육성 중인 AI, 바이오/헬스케어, 반도체 분야에서도 경험을 살려 우량 기업 발굴과 투자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플랫폼·바이오 중심의 VC 트렌드 속에서, 소비재· 라이프스타일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하신 배경은 무엇인가요?

[김재한 전무], [장성엽 상무] 당시 소비재, 특히 뷰티 산업은 시장 평가가 매우 부정적이었고, 경쟁력 있는 기업조차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 산업이 일시적으로 외면받고 있을 뿐, 여전히 한국을 대표 하는 핵심 분야라고 판단했습니다. 우수 기업에 적시에 투자하면 다음 사이클에서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도 있었습니다. 최근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달바를 비롯한 관련 기업들의 성과와 창업·투자 열기 역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구독자들과 VC 업계 동료들, 그리고 창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김재한 전무]투자자와 창업자는 자본을 주고받는 관계를 넘어,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입니다. 긴 여정을 함께하려면 진정성 있는 소통과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창업자와 VC 업계 동료 여러분 모두에게, 든든한 파트너가 항상 곁에 있기를 바랍니다.

[장성엽 상무] 처음 VC에 합류했을 때 한 선배님이 이런 말을 해주셨습니다. “오늘 무안타라도, 9회 2사 상황에서 자신 있게 타석에 들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 우리는 ‘끝’이 아닌 ‘과정’에 있으니, 내일을 믿고 최선을 다할 용기를 함께 가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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