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글로벌 전기차의 판매 비중은 전체 차량 판매량의 9.9%를 차지하였습니다. 바야흐로 전기차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고, 그에 따라 이차전지도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상장 주식시장에서 이차전지 셀 메이커를 비롯하여 양극재, 음극재 등 소재 관련 주식이 급격히 상승하였고, 벤처투자업계에서도 차세대소재, 배터리팩, 셀 재활용 등 관련 분야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차전지만큼이나 전기차의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이 있으니, 바로 차세대 전력반도체입니다. 내연기관차 대비 더 높은 전압을 사용하고 전력효율이 중요한 전기차에는 기존의 실리콘 전력반도체보다 성능이 우수한 화합물 전력반도체가 필수적으로 탑재되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모태펀드의 창업 초기, 비대면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쿼드벤처스에서는 위와 같이 활발하게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이차전지뿐만 아니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분야인 전력반도체업계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력반도체란 정보나 신호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시스템반도체나 메모리반도체와는 다르게, 전자기기에 들어오는 전력을 변환, 저장, 분배 및 제어하는 핵심부품으로서 파워반도체(Power Semiconductor)라고도 불립니다. 메모리반도체 대비 반도체 소자가 감당하는 전압이 600V 이상으로 높고, 전류 용량도 1A 이상으로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주로 컴퓨터, 가전, 자동차, 태양광, 스마트그리드 등의 인버터나 컨버터 등에 사용되는데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와 전기차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메모리반도체는 회로의 선폭을 나노미터 수준으로 가늘게 만들면서 발전하고 있지만, 전력반도체는 소재에서의 혁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부분 반도체는 실리콘(Si, 규소)으로 만들어집니다. 실리콘은 매장량이 풍부하여 가격이 저렴하고, 산소와 반응할 때 산화막을 형성하는 장점이 있을뿐더러 형태 제어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기 때문입니다. 전력반도체도 현재까지는 95% 이상이 실리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칩의 집적도가 높아지고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실리콘으로 만든 전력반도체는 스위칭 속도나 효율, 전압의 측면에서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내장 배터리와 모터시스템의 작동 전압이 400V에서 800V까지 상승하고 있음에도 실리콘 반도체는 일반적인 220V의 전압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리고 섭씨 170도 이상의 고온에서는 반도체의 성질을 잃어버리는 단점이 있고,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냉각장치를 다는 것은 공간과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입니다.
이 때문에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것이 SiC(탄화규소, 실리콘카바이드)와 GaN(질화갈륨, 갈륨나이트라이드) 소재의 전력반도체입니다. SiC는 실리콘(Si)과 탄소(C)로 구성되고 GaN은 Ga(갈륨)와 N(질소)을 합친 화합물이기 때문에 화합물반도체로 불리기도 합니다.
SiC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에너지 밴드 갭1)이 3배 이상 넓어 높은 온도에서도 반도체의 성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높은 전압을 걸어도 주 반도체가 적절하게 동작하며, 열전도도가 3배 이상 높은 특성으로 인해 냉각 측면에서도 훨씬 효율적입니다. 실리콘 반도체 대비 크기도 1/10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전기차에 많이 채택되고 있는데, 주행거리의 증가와 충전 시간의 감소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필수적 부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GaN 반도체는 높은 전자 이동성과 강한 파괴 전압, 우수한 열전도 특성이 있어서 높은 스위칭 주파수 효율이 필요한 RF 소자나 고속 (무선)충전에 이상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5G 통신장비와 가전용 전력변환장치 등에 활용되고 있고, LiDAR와 레이더, LED 소자 등에서도 채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판매되는 모바일 기기용 초고속 충전기에는 대부분 GaN 소자를 적용한 전력반도체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는 기존 실리콘에 비해 스위칭에서 오는 손실을 줄여 충전 효율과 발열 문제를 개선한 것입니다.
구분 | 실리콘(Si) | 탄화규소(SiC) | 질화갈륨(GaN) |
---|---|---|---|
밴드 갭(eV) | 1.1 | 3.3 | 3.4 |
열전도도(w/Mk) | 150 | 230 | 230 |
최대 전압(V) | 1,700 | 3,000 | 3,000 |
최고 온도(°C) | 170 | 400 | 800 |
특성 | 가격경쟁력, 공정호환성 | 고전압, 고내열 우수 | 빠른 스위칭 속도 |
주요 활용 | 기존 범용 반도체 | 전기차, 태양광 인버터 | 고속무선충전, RF통신 |
SiC와 GaN 소재반도체가 그동안 시장에서 쓰이지 않았던 이유는 재질이 매우 단단해 공정난이도가 높고, 웨이퍼 가격이 실리콘에 비해 10배 이상 비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공정개발이 이루어지며 가격이 하락했고, 채택으로 인한 효율성이 가격의 문제를 넘어서는 단계에 도달하며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SiC 반도체 시장은 2023년 시장 규모가 22억 7,500만 달러(약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41.4% 증가하는 것이고, 앞으로 3년간 성장률도 평균 30%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SiC 반도체 시장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무엇보다 전기차가 주요한 원인입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SiC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에 이미 10억 달러(약 1.3조 원)를 돌파했습니다.
테슬라의 경우 전체 전기차의 판매량 중 SiC 반도체를 탑재한 자동차의 비중이 2018년 64%였으나 2022년 99%까지 그 비율이 상승하였고 현대기아자동차도 아이오닉, EV6, 제네시스 EV 등에 SiC 반도체를 채택하였습니다.
시장조사업체 Yole Dévelopment에 의하면 GaN 전력반도체 소자 시장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5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직은 실리콘 반도체 장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SiC 반도체가 더 선호되고 있지만, GaN 전력반도체의 성능 잠재력이 더 높기도 하며, 특히 저렴한 실리콘이나 사파이어 기판 위에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과 성능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SiC와 GaN 전력반도체가 새로이 각광받음에 따라 기존의 Si 전력반도체와는 다른 시장 질서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전력반도체 산업은 크게 웨이퍼와 칩(완제품)으로 양분할 수 있는데, 특히 웨이퍼를 중심으로 기존과는 차이점이 관찰됩니다.
화합물 전력반도체 웨이퍼는 식각, 불순물 주입, 박막 등의 공정이 실리콘 반도체와 다르기 때문에 전력반도체 제조사들은 각 기술을 위한 특화 설계/제조 툴, 패키징·테스트·조립 능력을 새롭게 개발해야 하는 숙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화합물 전력반도체는 기존의 실리콘, 사파이어 등의 웨이퍼 기판 위에 SiC나 GaN을 성장시키는(에피택셜) 공정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웨이퍼를 에피웨이퍼라고 부르며, SiC와 GaN 모두 이런 에피웨이퍼를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세계적으로 많지 않은 상황이라 매우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칩의 경우 Si 전력반도체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선도 비메모리 업체들이 화합물 전력반도체 시장에서도 주요한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한 상황입니다. STMicro, Rohm, Infinion 등의 플레이어들이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Wolfspeed의 경우 SiC, GaN 웨이퍼부터 칩까지 함께 영위하며 전력반도체의 IDM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한편, GaN 전력반도체 시장에서는 각 밸류체인마다 중국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한 특징이 있고, 그중에서도 Innoscience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자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3년 3월, 독일의 Infineon이 캐나다의 GaN Systems를 8억 3천만 달러(약 1조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합니다. GaN Systems는 GaN 전력반도체 팹리스 업체로서, 주로 PV 인버터, 온보드차저와 같은 산업용, 차량용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반도체 불황 시기에 발표된 전격적인 인수 결정은 Infineon이 주요 매출처인 모빌리티, IoT, 데이터센터 등에서 GaN 전력반도체의 성장성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1987년 미국에서 창업한 글로벌 LED 회사인 Cree는 2021년 회사 이름을 Wolfspeed로 바꾸고 전력반도체 회사로 전환합니다. 최근에는 독일에 30억 유로(약 3.6조 원)를 투입하여 SiC 반도체 공장과 연구개발 센터를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중국은 3대 SiC 반도체 제조사가 2022년부터 관련 분야에 총 4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알려져 있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SK㈜가 2022년 전력반도체 전문업체인 예스파워테크닉스를 1,200억 원에 인수하였고, SK실트론은 2019년 미국 듀폰의 SiC사업부를 인수하여 현지에 SK실트론 CSS라는 자회사를 설립한 바 있습니다. 그 외에는 파운드리 기업인 DB하이텍, 팹리스 기업인 LX세미콘이 전력반도체 R&D와 투자에 적극적인 모양새이며, 최근에는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에서 전력반도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여 화합물 전력반도체 업계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스타트업들도 차세대 전력반도체 업계에서 많은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SiC, GaN 에피웨이퍼를 개발하는 업체부터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 업체, 그리고 파운드리를 통해 칩을 생산하여 공급하는 업체까지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포진되어 있습니다. 쿼드벤처스는 그 중 GaN 에피웨이퍼와 칩 설계를 영위하는 ‘에이프로세미콘’에 투자를 집행한 바 있고, 계속해서 밸류체인 내의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쿼드벤처스는 2019년 6월 설립된 벤처캐피탈이자 엑셀러레이터로서 현재 7개 조합, 총 567억 원의 벤처 펀드를 운용 중입니다. 우리 삶의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기술 스타트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자는 방향하에 전기차, 자율주행, 이차전지, 디지털헬스케어, SW,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초기 기업을 발굴하고 창업자의 성장과 투자자의 성취를 함께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정우 대표는 알리안츠자산운용, 아이온글로벌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쿼드자산운용을 설립해 성장시킨 주역이며, 20년 이상의 금융 경력을 바탕으로 현재는 콘테크 분야의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조강헌 대표는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쿼드자산운용을 거치며 3개의 조합을 성공적으로 청산(평균 IRR 39%)한 바 있으며, 현재 5개 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아 투자 실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김주희 이사는 미래에셋증권, 위메이드, UQI파트너스(현 BNK벤처투자), 라이트하우스컴바인인베스트 등에 근무하였으며 AI, 디지털 전환, SW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트라드비젼, 뉴로메카, 미국 미네르바스쿨 등에 투자하였습니다.
엄진웅 수석팀장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국방기술품질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공공분야의 업무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력반도체, ICT 분야 및 초기기술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창선 팀장은 한양대학교 에너지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현대자동차그룹, 삼성SDI와 전고체 전지 공동연구를 수행한 바 있습니다. 케이앤투자파트너스에서 소재·부품·장비 담당 심사역으로서 기본기를 다졌습니다.
차재석 심사역은 조지아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학·석사 출신으로서, 북미 UAV 스타트업에서 드론 연구개발 관련 과제 경험을 쌓았습니다. 현대모비스에서 자율주행 센서 퓨전 로직 설계·개발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현재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