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금융레터

'23년 12월호

Market Watch

Vol.'23-4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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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결권 제도의 도입과 함께 살펴보는 주식회사 의결권의 역사

글. 김성훈(법무법인 미션 대표변호사)

‘함께’ 의사결정을 하는 방법에 관한 논의

벤처기업법 개정에 따라 특정 요건을 갖춘 벤처기업의 경우 1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허용하는 복수의결권 제도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되었습니다.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은 비록 특수한 조건의 기업(벤처기업)에 대하여 매우 제한적인 상황(벤처기업 설립 당시 발기인 창업자의 지분이 30% 이하로 희석되는 경우)에서만 인정되고, 그 존속 기한도 제한(최대 10년, 상장 시 3년)되어 있긴 하지만, 1962년 상법 제정이래 약 60년 넘게 확고하게 이어오던 주식회사 1주 1의결권 원칙에 대한 첫 예외라는 점에서 제도상 큰 변화입니다.

복수의결권 나아가 의결권에 관한 논의는 기본적으로 주식회사의 의사결정에 관한 권한 배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근원을 따라가다 보면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사업을 영위하게 된 시점부터 이어져 온 오래된 질문에 다다르게 됩니다. ‘둘 이상이 하나의 사업을 영위할 때 의사결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은 기업의 시작, 그리고 인류의 시작과 함께 존재한 질문일 것입니다. 즉 인류는 태초부터 별개의 자아와 의사를 가진 여러 주체가 ‘함께’ 의사결정을 내릴 때 어떠한 원칙에 따라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해 왔고, 시대와 지역, 그리고 영역에 따라 각기 다른 방법을 적용해왔습니다. 모두의 의견이 합치되는 경우에만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옳은가(만장일치), 다수의 의견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옳은가(다수결), 이 의사결정 방법론에 대한 논쟁과 변화가 곧 인류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논쟁과 다른 차원의 논쟁도 인류의 역사와 함께 이어져 왔습니다. ‘누가’ 의사결정을 할 것인가에 관한 논쟁이 바로 그것입니다. 만장일치 혹은 다수결에 관한 논의는 기본적으로 여러 사람이 ‘함께’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에 관한 논의로서 의사결정에 참여한 사람들이 동등한 권한이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의사결정에 있어서 동등한 권한이라는 것은 어떤 역사에서나 어느 조직에서나 당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인류는 끊임없이 ‘누가’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고민하고 때로는 이를 위해 서로 투쟁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는 정치공동체뿐만 아니라 기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먼저 공동 사업을 영위하는 둘 이상의 주체 간의 의사결정은 그 사람들 사이의 합의(계약 또는 규약)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이루어졌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상호 합의는 서로 대등한 권한과 책임을 가진 존재라는 인식하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업을 영위함에 있어서는 공동 사업을 영위하기로 한 주체 이외의 사람들의 노동이 필요했고 사업의 주체들은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들과 고용관계를 맺기 시작했습니다. 사업의 주체들은 사업에 필요한 자본과 사업의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부담하는 대신 사업에 관한 의사결정과 여기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한 처분 권한을 가졌고, 노동자들은 기본적으로 정해진 노동의 대가를 받을 권리를 가지는 대신 사업의 리스크를 직접 부담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토대로 사업에 관한 의사결정은 기본적으로 공동 사업을 영위하는 주체 상호 간의 합의 혹은 기존 합의에서 정한 규칙에 따른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공동 사업을 영위하는 인적 결합체의 기본적 원리는 현대 민법에서 ‘조합’으로 구현되어 여전히 공동 사업의 기본적 형태로서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주식회사의 시작-자본의 기대가 주식이 되기까지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노동 이외에도 자본이 필요하고, 기본적으로 공동 사업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자본은 1차적으로 공동 사업의 주체들이 스스로의 자금과 신용으로 조달하여 충당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자본 이외에 대규모 자본의 조달이 필요하고, 그 투자금 회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면 공동 사업의 주체들 각 개인의 자본조달 여력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공동 사업의 주체들 이외의 외부로부터 자금조달을 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사업체와 사업주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과 신용보다 더 큰 자본을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까요? 조달한 자본을 투입하여 만들 새로운 사업과 그 성과를 투자자들에게 배분해줄 수 있다면 그러한 약속과 기대를 바탕으로 더 많은 자본을 조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현재 장부에 존재하는 자산과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는 분명 다른 것입니다. ‘기대’를 바탕으로 투자금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그 실패의 ‘위험성’을 상쇄하고도 이익이 남을만한 거대한 이익을 담보로 해야 합니다. 가령 전혀 가 본 적 없는 미지의 대륙을 차지하고 전혀 정보가 없는 항로와 땅을 발견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가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동전
출처 : 셔터스톡 이미지
대항해시대와 이후 이어진 교역로 개척은 모험적 항해와 교역에 따른 막대한 이익을 제공했고, 이러한 이익에 대한 기대로 위험 사업, 항해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투자의 활성화는 주식회사의 탄생과 발전에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역사상 최초의 주식회사가 대항해시대 이후 본격적인 해외 식민지 개척과 신대륙과의 교역 과정에서 탄생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위험성이 높은 탐험과 교역은 막대한 ‘선행’ 자금의 투자가 필요한 것이고,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그 위험성마저 압도하는 큰 이익에 대한 기대가 필요했습니다. 그 기대가 자금을 끌어당기고 그 자금이 모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제 자금은 사업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중요한 요소가 되었는데, 사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사업의 기대 이익을 향유함을써 투자금과 수익금을 회수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근대적 의미의 ‘주식’ 그리고 ‘주식회사’의 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의결권의 역사-기업의 의사결정에 대한 자본의 참여

투자자들은 기업에 대한 투자의 대가로 그 기업의 이익을 배당받을 수 있는 권리를 주식으로 가지게 되었고, 그 주식을 제3자에게 매각함으로써 투자금을 바탕으로 한 사업적 이익이 현실화되기 전에 투자금 및 투자에 따른 수익금을 회수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주주로서 그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유한’ 책임으로서 기업의 리스크 모두를 책임지지는 않지만, 유한 ‘책임’을 지는 자들로서 사업의 의사결정에 관한 정당한 권한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그리하여 주주들은 회사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의결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공동 사업의 주체 이외에 사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주주로서 사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처음의 논제가 다시 나타나게 됩니다. ‘주주들이 함께 회사의 의사결정을 할 때 어떤 방법으로 의사결정을 할 것인가.’ 주식회사의 등장 당시만 해도 가장 커다란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주체들은 대부분의 기업가들이 아닌 왕가나 대영주와 같은 귀족들이었습니다. 만약 누구나 어떤 회사에나 투자할 수 있고, 투자한 자금에 비례하여 회사의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면 거대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왕가나 대귀족이 유망한 회사에 언제든지 자본을 투여하여 회사의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의 운영과 성장에서 자본이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주식회사가 되었다고 할지라도 ‘자본’이 곧 회사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동 사업 주체들의 인적 결합체를 투자자로 확장한 개념에서 출발한 초기 주식회사는 기본적으로 주주 간의 평등한 의사결정 권한을 선호했습니다. 따라서 소수 주주들에게는 최소한 1개의 의결권을 허용하고 대주주들에게는 의결권의 상한을 두어 자본 권력을 제한하는 방식이 적어도 19세기 초반까지는 일반적인 형태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주식 수에 따른 평등’이 아닌 ‘주주 간의 평등’이 기본적인 형태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1830년대 이후 기술과 산업이 발전하면서 대량생산을 위한 거대 산업시설의 건설 등을 위한 대규모 자본의 조달이 중요해졌고, 거대 자본을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더 이상 ‘평등’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 수에 따른 권한 행사를 요구하였고, 여기서부터 ‘1주 1의결권의 원칙’, 즉 투하한 자본, 주식 수에 비례한 평등의 원칙이 일반적인 원칙으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원칙은 현대까지도 영향을 미쳐 지금 우리 상법의 기본적인 원칙으로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기업과 주식회사-상품이 된 기업과 그에 따르는 문제들

이후 주식은 회사에 자본을 투자하여 회사의 성장에 따른 이익을 배분받을 수 있고 회사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의 표상일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상품’이 되었습니다. 이는 곧 기업도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 때문일까요. 이러한 1주 1의결권의 원칙은 미국에서 1895년부터 1904년 사이에 1,800여 개 회사를 흡수하는 등 엄청난 기업집단의 급증을 동반한 대 합병 운동(Great Merger Movement)의 발판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역사는 정반합이라고 하던가요. 1인 1의결권 원칙에서 출발한 주식회사 의결권의 역사는 주식 수의 평등으로 나아가 주식회사를 물적 존재로서 거래의 대상으로서 인식하게 되었고 이러한 전환은 대규모 투자를 통한 자금조달 및 회수라는 현대 자본주의의 성장에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업 본질과 주식회사라는 법적 구조는 상호 긴장관계를 형성합니다. 자본조달의 용이성이라는 강력한 장점에 기반한 현재의 구조는 기업을 ‘상품’으로 인식하기에 특정한 사업을 바탕으로 일정한 방향성과 지속성을 본질로 하는 기업의 본질과 기본적으로 일치하지 않습니다. 물적 인적 자원을 결합하여 일정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해 나가는 사업의 실천이 기업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면, 자본은 그런 기업의 영속과 지속을 위한 자원일 뿐 사업 그 자체로 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즉, 기업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되었지만, 한편으로 돈만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이처럼 자본을 본질로 하는 주식회사 구조와 일정한 지향을 가진 인적 물적 결합체로서 기업이 가지는 긴장관계는 20세기 들어 활발히 이루어진 적대적 M&A 이슈를 맞이하면서 전례 없는 충돌을 일으킵니다. 재무적 투자자들이 회사의 의결권을 확보한 다음에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회사의 중요한 자산을 매각하여 현금을 확보하는 적대적 M&A 이후 매각 방식의 유행은 사회의 중요한 경제적 주체인 기업의 존속을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주식회사라는 외피, 그 주식의 거래에 따른 기업의 상품화가 기업 자체를 위협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나의 기업이 사고파는 거래의 대상이 된다는 개념과 이에 기반한 주식시장이라는 생태계 자체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대 자본주의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것이 만들어내는 파괴적 행태가 지속성을 가진 사업의 실천이라는 기업 본질을 훼손하게 되자 ‘상품’이 된 기업, 그리고 그 근원인 ‘주식 수에 비례한 주주 의결권’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대안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차등의결권 제도의 등장

특정 주식에 더 높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여 주식 간 의결권의 수를 다르게 하는 것, 차등의결권에 대한 논의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하나의 기업이 주식회사로 존재하더라도, 어쩌면 변덕스러운 주주 구성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수준의 안정적 지배구조하에서 기업으로서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특정 주주가 보유한 주식에 더 높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이 바로 차등의결권 제도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는 위와 같은 배경에서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였고, 이제 우리나라도 배경과 목적은 다르지만 그 범주 안에 한 제도인 복수의결권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다만 차등의결권 제도에도 위험은 도사리고 있습니다. 특정 개인 또는 집단에 더 많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부여하는 것은 주식회사 아니 어쩌면 하나의 조직이 일정한 정체성을 가지고 지속되기 위하여 사실상 그 조직의 의사결정과 지배를 특정 개인의 인격과 동기화시키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기업이 특정인의 인격과 동기화되는 순간 기업은 그가 가진 비전과 영속성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반면에 그 기업은 해당 특정인의 인격적 한계에 갇히거나 그 사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변덕스러운 금권주의적 자본으로부터 기업의 정체성, 지속성을 지키기 위하여 만들어진 대안이 결과적으로 불안정하고 편향된 특정인의 지배로 귀결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 때문에 최근 미국에서 차등의결권에 관한 논의가 차등의결권 확대보다는 상장 후 창업자의 기여가 감소해짐에 따라 차등의결권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밴처·스타트업 경영 거버넌스의 문제

금번에 도입된 우리나라 벤처기업법의 복수의결권 제도는 기본적으로 벤처기업이 상장과정에서 겪는 대표자 지분 희석으로 인한 경영지배구조 안정성 요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 특례로 적용되는 제도로서 위와 같은 차등의결권 제도의 배경과 상황과는 그 결을 달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복수의결권 제도의 도입은 위와 같은 특정 정책적 목적과는 별개로 주식회사의 경영에서 거버넌스와 의결권, 주식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전환의 시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주식회사와 기업은 어떤 긴장 관계를 형성하는가, 기업과 창업자 그리고 투자자는 어떤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가에 관한 논의가 바로 그것입니다.

벤처 및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벤처투자계약서 또는 주주 간 계약서에서 투자자에게 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한 사전동의권을 부여하고 있어서 경영상 의사결정 과정에서 투자자의 거부권이 계약상 권리로 보장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계약상 권리는 주주로서의 의결권과는 별개의 이슈지만, 2021. 10. 28. 서울고등법원에서 투자사의 사전동의권 조항이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무효로 판단함에 따라 벤처 및 스타트업 경영에서 의사결정의 주체,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서 투자자와 창업자 간의 권리에 관한 새로운 논의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의는 궁극적으로 의결권의 역사에서 늘 제기된 문제, 누가, 어떻게 회사의 의사결정을 할 것인가와 함께 투자자와 창업가 또는 경영자 사이의 권한의 조율에 관한 문제라는 점에서 오히려 이번에 도입된 복수의결권 제도보다 더 ‘의결권’의 역사에서 제기된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제입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 주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별첨] 벤처기업법 개정에 따른 복수의결권 제도 소개

국회 본회의에서 23. 4. 27. 대규모 투자유치로 인하여 창업자의 의결권 약화를 방지하고자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이 의결되었다.

이번에 국회에서 통과된 복수의결권은 1주당 최대 10개 의결권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요건, 존속 기한에 상당한 제한이 존재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지금부터 상세히 살펴보겠다.

복수의결권 발행 요건

개정 법률에 따르면 복수의결권을 발행할 수 있는 사람을 창업자 중에서도 벤처기업 설립 당시의 발기인으로 한정하고 있다. 벤처기업 설립 당시 발기인인 창업자의 지분이 30% 이하로 지분이 희석되는 경우로 제한했다.

이때 ‘지분 희석’을 요건으로 하고 있음을 눈여겨봐야 한다. 벤처기업법에서는 창업 이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투자를 받았으며, 가장 나중에 받은 투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이어야 할 것을 복수의결권 발행의 요건을 정하고 있다. 따라서 복수의결권을 발행할 수 있는 창업주는 상장 직전의 상당한 투자를 받은 자로 제한될 전망이다.

신규로 복수의결권을 발행한다는 것은 기존 주주들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오므로 기존 주주들에게 동의를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3 이상의 수로서 정관 변경 및 신주발행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다.

이렇게 주주의 동의까지 받은 창업자는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에 대하여 인수대금을 납입해야 한다. 이때 창업주가 추가 인수대금을 납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을 수 있어, 벤처기업법에서는 총주주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창업주가 기보유한 보통주로 주식 인수대금을 납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복수의결권을 발행한 기업은 중요사항을 중소벤처기업부에 보고할 의무가 있으며, (벤처기업법 제16조의 15) 보고하지 않거나 보고 내용을 허위로 작성하는 경우에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허위 발행 시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복수의결권 주식의 존속 기한

발행된 복수의결권 주식의 존속 기한은 최대 10년이다. 다만 상장 시에는 최대 3년으로 존속기한이 축소되며,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되는 경우에도 즉시 보통주로 전환된다. 상속, 양도도 불가능하며 창업주가 갖고 있는 복수의결권 주식은 이사 사임 시에 보통주로 전환된다.

복수의결권이 제한되는 사유

복수의결권이 발행되었다 하더라도 모든 사안에 대하여 창업주가 복수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사의 보수나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 감면, 감사 선임 및 해임, 이익 배당, 해산, 자본금 감소와 같이 창업주와 회사 간의 이익이 상충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하여서는 복수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

※ 본문의 견해와 주장은 필자 개인의 것이며, 한국벤처투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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