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금융레터

'23년 12월호

Market Watch

Vol.'23-2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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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 진화하는 은행업

글. 김혜련(딜로이트 인사이트 매니저)

은행의 인공지능(AI) 활용 확대

디지털 네이티브인 MZ 세대 부상이 AI 도입 가속화에 영향

금융업계의 경쟁 심화 및 생성형 AI의 등장과 함께 은행 업무 전반에 AI 기술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은행업을 포함한 금융 산업은 전 세계 AI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21년 기준 약 19%)하고 있으며, 2026년까지 연평균 37.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금융 분야 AI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금융 분야 AI 시장 규모는 2019년 3,000억 원에서 2021년에 6,000억 원으로 45.8% 증가하여 3년 사이 약 2배의 시장 성장을 이루었으며, 2026년까지 연평균 38.2% 성장해 3조 2,0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응용 분야 기준으로는 신용평가가 AI 투자 증가를 견인하고 있으며, 고객경험 개선, 로봇자동화가 그 뒤를 잇고 있다1).

표 1 국내 인공지능 시장 규모
(단위: 조 원) 자료: 한국신용정보원(2022), Deloitte Insights 재구성

최근 금융 분야 AI 도입이 가속되는 원인의 중심에는 MZ세대가 자리하고 있다. 웹과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 생태계에 익숙한 MZ세대는 지점보다는 모바일 플랫폼 중심의 금융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들은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추구하며, 전통적인 은행에 대한 신뢰와 고객 충성도가 기존 세대에 비해 떨어진다. 시중은행 앱 외에도 인터넷전문은행이나 핀테크 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MZ세대는 주거래 은행을 바꾸는 데 불편함이나 거부감이 없다. 이러한 MZ세대의 니즈를 만족시키면서 AI 핀테크 스타트업 및 테크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시중은행의 AI 도입은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분야 면에서도 국내 은행의 AI 활용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은 마케팅, 상품 개발, 신용평가, 리스크 관리, 인사 및 성과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무 분야에서 AI 활용을 시도하며 업무 안정화와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급속도로 발전하는 AI 기술의 속도에 맞추지 못하는 금융 규제 또한 업계의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마이데이터 시행으로 고객 정보의 주도권이 은행에서 정보 주체인 소비자로 옮겨감에 따라 고객 데이터에 대한 독점력도 약화되고 있다. 모바일의 대중화로 고객의 결정은 더욱 빨라지고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은행 경쟁력 강화의 핵심 요소로 AI를 도입하기 위해서 효율적인 활용 방향의 모색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은행권의 AI 도입 현황

AI는 은행 가치사슬 전반에 폭넓게 도입되고 있다. 프론트 오피스에서는 고객 분석에서부터 대면 업무까지도 AI가 담당하며 은행의 실질적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운영과 리스크 관리를 담당하는 미들 오피스, 백오피스에서도 AI가 도입되어 운영의 효율성 개선 및 비용 감소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국내 은행권에서도 챗봇, 로보어드바이저 등 대고객 서비스 제공과 리스크 관리, 이상거래탐지시스템, 자금세탁방지 등 규제 준수, 신용평가, 업무자동화(RPA) 등의 운영 업무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으며, 도입안정화 단계를 거쳐 고도화 단계에 진입해 있다.

그림 1 은행 가치사슬 전반에 활용되고 있는 AI
자료: Deloitte Insights

고객과 직접 만나는 AI: 챗봇, 로보어드바이저, 고객 분석

은행 고객의 50% 이상이 은행을 신뢰하는 핵심 요소로 개인화된 서비스를 꼽고 있다. 하지만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서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수준의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은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2). 은행에 대한 신뢰와 고객 충성도가 약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초개인화된 서비스의 제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국내 은행권은 AI를 활용한 챗봇과 AI은행원,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통해 고객 대면 서비스를 개인화하여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있다.

챗봇, 상용화 단계를 넘어서 고도화 단계 진입

금융 디지털화가 가속되고 비대면 영업이 활성화되면서 은행 점포 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과거 점포를 통해 이뤄지던 고객 대면 업무가 웹과 모바일로 옮겨오면서 은행권은 비대면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을 챗봇을 통해 해결하고자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챗봇은 단순 반복 안내 서비스를 대신해 금융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도 상당히 효과적이며, 24시간 365일 상담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은행권에서 각광받았다. 여기에 AI 기술이 도입되면서 단순한 문의 해결에서 벗어나 개인화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온라인 서비스 제공을 넘어서 음성 안내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금융권의 모바일 금융거래에 대한 니즈가 높아져 가는 만큼 은행권은 챗봇 외에도 AI은행원 등 여러 형태의 비대면 AI 서비스를 정교화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도입 안정화 후 시장 확대 중인 로보어드바이저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알고리즘과 기계 학습을 사용하여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투자 조언을 제공하는 자동화된 투자 플랫폼을 말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시작한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은 초창기 단순하게 데이터 통계를 바탕으로 자산배분 방안을 제시하던 수준에서 AI 기술의 개발로 딥러닝 AI에 투자자문과 운용을 일임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AI가 발달할수록 로보어드바이저도 계속해서 고도화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AI가 포트폴리오를 추천하지만 최종적인 투자 결정은 타인이 아닌 자신이 내리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자기주도적 투자를 선호하는 MZ세대의 성향과 맞아떨어지며, 은행의 비이자이익의 확대를 위한 자산관리 부문 역량 확대의 일환으로, 은행권의 로보어드바이저 활용 검토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사점: 최적의 AI 활용범위 검토 및 생성형 AI 도입 필요

은행의 비대면 거래 비중은 증가세이며, 업계는 지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AI 도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사람만큼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은 챗봇 등으로 대면 서비스를 대체하는 것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은 무조건적인 비대면 전환을 중단하고 고객 대응 업무 중 어느 부분까지 인간의 직접적인 개입이 필요하고, 얼마만큼 AI를 활용한 인력 대체가 가능할지 비용과 효익을 고려한 최적의 조합을 도출해야 한다. 또한 고객의 의도와 감정까지 파악해 기존 AI 대비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생성형 AI의 신속한 적용이 필요하다.

사람 대신 은행 업무를 수행하는 AI: 은행업무 자동화, 신용평가

은행권은 반복되는 노동집약적 업무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서도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금융 상품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시스템 또한 복잡해짐에 따라 거래 조정 프로세스나 내외부 시스템 정보 통합 등의 업무 부담이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권은 머신러닝을 활용하여 업무 운영과 관련된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정확성과 효율성의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

은행업무 자동화

로봇프로세스 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사람을 대신해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 처리하는 기술로 단순하지만 반복적인 업무 처리에 효과적이다. 대부분의 시중 은행 모두 RPA로 단순반복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고객경험의 개선까지 도모하고 있다.

신용평가

은행권은 대출 절차에서 중요한 신용평가 부분에서 AI 머신러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은행은 신용평가에 있어 AI를 활용한 RPA를 통해 대출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에 관련된 수동 프로세스를 자동화함으로써 빠르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머신러닝을 통해 대출자의 위험을 정교하게 평가하고 신속한 대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적시에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확한 평가로 대출 이용자들의 이자 부담이 감소되었으며,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부실의 감소와 관련한 업무 부담 완화로 효율적으로 인력을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시사점: AI 업무 도입 효과 극대화를 위해 제반 여건 검토·AI모델 검증 필요

AI의 은행업무 도입 효과는 자명하지만,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AI 활용을 위한 제반 여건들이 갖춰졌는지 통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AI로 업무를 자동화하기 전 현행 업무 프로세스가 AI 도입에 적합한지 파악해야 하며, 데이터가 적절히 변환되었는지, 클라우드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지 등 종합적인 여건 검토가 필요하다. AI를 활용하는 임직원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도 선행되어야 한다. 규격화된 업무는 AI가 대체하겠지만 최종적인 검토 책임은 사람에게 있기 때문이다. AI 모델 자체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2023년 4월 금융위원회가 ‘AI 기반 신용평가모형 검증체계’를 도입하며 AI 신용평가모델의 알고리즘 및 변수의 합리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앞으로 계속될 규제당국의 AI 모델 검증체계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활용하고자 하는 AI 모델 및 데이터 품질에 대한 정교한 분석이 필요하다.

규제 준수의 기반 AI: 이상거래탐지시스템, 자금세탁방지

은행의 근간인 ‘신뢰’ 제고와 세분화되는 규제의 해결책으로서 레그테크3)가 주목받고 있으며, AI의 활용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은행권은 AI·빅데이터 기술 등을 활용해 규제체계가 복잡하거나 많은 거래량으로 인해 인적 오류가 발생하기 쉬운 업무를 빠르고, 정확하며,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보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이스피싱, 대규모 횡령 사고, 이상 외환 거래, 불완전판매 등의 금융사고를 방지할 수 있으며, 갈수록 세분화되는 규제와 그에 따른 규제 준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상거래탐지시스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은 금융거래 시 불법이체 등 의심거래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탐지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은행은 AI 머신러닝 모델의 도입을 통해 의심스러운 거래를 실시간 탐지하고 이를 빠르고 정확하게 식별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AI 모델은 대규모 데이터에서 인간이 놓칠 수 있는 의심스러운 패턴을 식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검출률을 낮춰 규정 준수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머신러닝 모델을 이용해 과거 거래 패턴을 연구하여 잠재적인 사기 거래를 예측하고 이상 거래를 감지함으로써 계정의 비정상적인 활동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은행이 AI 기반 이상거래탐지시스템(AI-FDS)을 은행권 최초로 상용화한 이후, 4대 은행을 포함한 은행업계 전반에서 AI 기반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의 구축과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해 보이스피싱 등 금융 사고 감소와 고객 자산 보호 등의 실질적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세탁방지(AML)

자금세탁방지(AML, Anti-Money Laundering)는 국내외적으로 발생하는 불법자금세탁을 적발하고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은행의 신뢰 확보를 위해 중요하다. 기술의 발달로 자금세탁과정은 점점 더 교묘하고 복잡해지고 있어 AI기술로 자금세탁방지솔루션의 고도화를 위한 은행권의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RPA를 기반으로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자금 세탁 징후에 대한 시나리오(Rule base)를 바탕으로 작동하는 수준에서 자금세탁방지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정형화된 시나리오 안에서 자금 세탁 등 의심 정황을 탐지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사람이 모든 자금 거래를 검수함으로써 발생하는 데이터 누락 등의 문제점이 감소했다. 그러나 기술 개발의 가속화로 광학문자인식(OCR)4)과 자연어처리기술(NLP) 수준이 올라가면서 정형화된 데이터뿐 아니라 비정형 문서에서도 유의미한 정보를 선별해 자금세탁 의심 사례의 전수 조사가 가능해지고 있다. 또한 생성형 AI가 발전함에 따라 AI가 글의 맥락을 이해하고 정보를 선별하는 수준으로의 기술 개발이 가속되고 있어 솔루션의 고도화 작업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사점: ‘레그테크’ 고도화를 주요 목표로 삼고 투자 확대 필요

은행은 AI를 활용한 탐지 기술로 금융 사고를 크게 줄임으로써 고객들의 신뢰 제고, 고객경험의 개선까지 가능하다. 또한 AI를 통해 데이터의 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인력의 효율적 운용이 가능해져 운영비용의 절감도 가능하다. 은행권은 앞으로 복잡해지는 금융시스템에 따른 규제 신설, 새로운 유형의 거래 등장 등 금융환경 변화를 감안해 레그테크 시스템의 고도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AI 활용의 장애물

AI 기술의 활용 기반, 데이터 수집 어려움5)

생성형 AI를 활용한 금융권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으나,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다고 해도 ‘데이터’가 기반이 되어야 활용 가능하다. 은행권은 데이터를 통해 급변하는 경제 동향과 고객들의 요구를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기존 고객들에게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은행은 데이터 수집 단계부터 소비자 저항, 편견, 애매한 상황 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소비자 저항: 은행이 개인화된 재무자문서비스의 제공을 위해서는 개인 데이터가 필요하다.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고객들의 다양한 재정상황에 대해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적합한 금융상품을 구성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데이터의 제공을 강요한다고 느끼거나,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 부족 등으로 데이터의 공유에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 일부 고객은 암호화된 정보에 대해서도 불안해하며, 데이터의 수집에 대한 선택권을 가지고 싶어한다.

인간의 편견: 의식적이든 아니든, 모든 인간은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편견은 AI 알고리즘에 반영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데이터 왜곡이 발생하고 의도치 않게 불공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은행은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는 고객 중 특정 소득 기준을 충족하는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정보를 기반으로 맞춤화된 금융상품을 개발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 선정에 데이터의 수집이 어려운 계층(금융소외계층 등)의 경우 데이터에서 배제됨에 따라 맞춤형 상품의 이용이 어려워진다.

사회적 책임 상충: 데이터 수집 시 비즈니스 목표와 사회적 기대 및 보호의무가 상충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융상품이 고객에게 적합한지 판단하기 위해 고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은행은 고객의 재정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면서 고객이 도박에 빠져 있음을 발견할 경우 은행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은행은 개입할 책임이 있을까? 매우 복잡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위에서 열거한 세 가지 문제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 발생하는 복잡한 상황 중 일부에 불과하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객 신뢰를 데이터 전략의 핵심으로 두고 ▲데이터 투명성, ▲고객 자율성, ▲브랜드 신뢰성 세 가지 핵심 영역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① 데이터 투명성: 고객은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 데이터 공유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데이터 공유가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지를 이해할 때 데이터 공유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데이터 공유가 은행에 주는 이익보다 고객에게 주는 이익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인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역할과 목적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또한 투명성을 향상시키는 방법 중 하나는 지침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다. 2021년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 분야 인공지능(AI) 가이드라인’이 이에 해당한다.

② 고객 자율성: 개인정보 보호규정과 가이드라인이 윤리적 AI 설계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지만, 고객 신뢰를 구축하는 보다 확실한 방법은 고객에게 데이터에 대한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다. MZ세대의 경우 데이터의 자기주도적 권리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이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경험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 선택의 자율성에 기업은 더욱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③ 브랜드 신뢰성: AI와 데이터 수집 관행을 중심으로 고객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노력은 큰 가치가 없을 것이다. 계속되는 횡령 등 내부 통제 이슈 등으로 은행권의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은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규제 산업의 한계, AI 활성화에 중점 둔 규제 기반 정비 중

급속한 AI기술 발전 속도에 법적 규제와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산업은 규제 산업이라 언급될 정도로 규제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새롭게 개발되는 AI 기술을 적용하는 데 있어 다른 산업에 비해 규제의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AI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확대하고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금융산업의 육성을 위해서 규제당국의 사전 대응과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

현재 금융당국은 인공지능의 신뢰 확보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AI 활용 기반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22년 8월, 금융권의 AI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 분야 인공지능 활용 활성화 및 신뢰확보 방안’의 발표에 이어, 지난 4월 ‘AI 기반 신용평가모형 검증체계’ 및 ‘금융 분야 AI 보안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서 AI 활용 환경 구축 기반을 다졌다.

앞으로도 AI를 활용한 은행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AI 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규제 프레임의 마련 등 규제의 정비가 선제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생성형 AI기술의 등장 이후 은행은 업무 내 기술 도입을 위해 활발히 탐색하고 있으나 아직 관련 규제 기반이나 가이드라인은 부족한 상황이다. 규제 기반 마련과 동시에 실가이드라인에 따른 주요사례 등의 제공은 실무자들의 빠른 업무 적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보안 이슈에 대한 대응은 국가 차원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만큼, 관련 정책이 일관되고 신속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은행의 AI 활용 확대, 핵심가치 ‘신뢰’에 주목

이상에서 살펴본 은행권의 AI 도입을 통한 가치사슬 혁신 사례, 그리고 다양한 문제점과 장애 요소들은 AI가 금융서비스의 미래에 미칠 영향을 전반적으로 보여준다. 데이터 분석과 AI 분야의 급속한 기술발전으로 방대한 양의 금융데이터를 수집, 처리하고 공유하는 기술은 이미 실현가능한 수준에 달했다. 다만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은행의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분석할 수 있는 권한과 소비자 인식은 기술발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최신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정보 신뢰성의 한계, 고객 데이터 보호 우려, 규제 도입, 전문 인력 부족, 과도한 투자 비용 등 AI의 활용에 있어 직면하는 어려움은 많다. 머신러닝의 학습데이터 품질이나 개인정보 활용의 문제 등도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이다. AI 챗봇의 메시지 유출 등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며, 여러 금융회사가 특정 AI 모델을 활용할 경우 디지털 집중 리스크(digital herding)가 확대되어 금융 안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산업의 핵심가치와 상충된다. 이 문제를 넘어서야 AI 기술의 업무 전반의 구현이 완벽히 가능해질 것이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신뢰구축 방안이 확보가 필수적이다.

신뢰구축의 핵심적인 요소는 신뢰할 수 있는 기술 또는 디지털 윤리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디지털 윤리기준은 사용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소비자 피해를 방지할 수 있으며, 고객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디지털 윤리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빅데이터의 수집 과정에서 소외되는 계층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조직이 의도하지 않은 솔루션이 나올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브랜드 평판이 손상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러한 결과를 피하기 위해 금융 기관은 모든 의사 결정의 중심에 신뢰를 두고 AI 시대의 데이터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기존 시스템의 부정적인 부분에 대한 인식 개선과 윤리적 데이터 수집과 관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금융산업의 AI의 활용 여정은 아직 시작단계이다. 은행의 경쟁력을 위한 AI의 활용 확대는 부인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자 당면 과제이다. 이 여정의 첫 단계는 은행 산업의 기반이자 핵심가치인 ‘신뢰’ 확보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 무엇보다 고객 신뢰 확보가 우선되어야 빠르게 발전하는 AI의 기술이라는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 Deloitte(2019), Artificial intelligence: Transforming the future of banking
  • Deloitte(2023), Digital ethics and banking: A strong AI strategy starts with customer trust
  • 금융위원회(2023.05.17), [보도자료] 금융권, 금융 AI 경쟁력 강화 방안 모색
  • 금융위원회(2023.04.17), [보도자료] 금융분야 인공지능의 신뢰를 높인다
  • 국제금융센터(2023.02.28), 글로벌 은행권의 ChatGPT 활용 가능성 및 과제
  • 하나금융경영연구소(2023), AI의 등장으로 변화하는 금융산업, 김영준 김종현
  • 우리금융경영연구소(2022), 모티즌(Motizen)인 MZ세대의 금융플랫폼 이용행태 분석
  • 우리금융경영연구소(2023), 금융사고 차단, 레그테크를 주목하라 - 디지털 내부통제 체계 사례
  •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글로벌 ICT 포털(2023년 3월), 생성형AI기술확산의걸림돌, 고비용문제부각
  • 1) 한국신용평가원, 금융 AI 시장 전망과 활용 현황: 은행권을 중심으로, 2022
  • 2) Omar Arab(2020.9.10), Reimagining Banking’s Customer Experience for the Digital Era
  • 3) 레그테크(Regtech·Regulation technology)’는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회사의 내부 통제와 규제 준수를 용이하게 해주는 정보기술
  • 4) 사람이 직접 쓴 글이나 이미지 속에 있는 문자를 스캔으로 추출하고 이를 기계가 인식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하는 기술
  • 5) Deloitte(2023), Digital ethics and banking: A strong AI strategy starts with customer trust
※ 본문의 견해와 주장은 필자 개인의 것이며, 한국벤처투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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